1박 2일의 짧은 여행기
장마가 끝났다는 기상예보를 접하고 이제 폭염을
걱정해야 했지만 또다시 폭우성 소나기가 전국을 휩쓸고 있다.
올해는 넉넉한 일정으로 여름휴가를 갈 수 없는 형편이어서
평일 하루 연차를 사용하여 속초와 강릉을 다녀오게 되었다.
첫날은 속초에서 동명항과 속초 시장을 다녀보고
숙소인 낙산 해변에서 1박으로 마무리를 하였다.
다음날, 숙소를 나오니 날씨가 급변하여 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하였다.
우리 부부는 아침 겸 점심으로 해장국을 먹기 위해 주문진항으로 달려갔다.
공영주차장에 주차를 한 후 수산시장을 찾았다.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항구의 모습은 마치 한 장의 흑백사진을
보는 듯 차분하고 정돈된 느낌이었다.
평일이어서 관광객은 없고 상인들과 어민들의 일상에
들어온 기분으로 비 오는 항구는 꽤나 운치가 있었다.
아침 10시경의 수산시장은 이미 경매가 끝난 뒤이고 상인들이
손님 맞을 준비를 하는 시간이었다.
주말이었으면 제대로 붐볐을 것이지만 외지인으로 보이는
우리 부부만이 우산을 받쳐 든 채 2층 주차장 아래의 독에서 서성거렸다.
독에는 어선 한 척이 정박하고 있고 바로 앞의 야드에는
몇 사람의 빨간 모자(경매인)와 도매인인 듯한 사람이 모여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어선에서 갓 잡아 온 복어가 한바탕 경매를 마치고
소분 작업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새벽시간의 공식 경매가 끝난 뒤에도 오전에 어선이 들어오면
실시간으로 소규모의 경매가 이루어져 도매인들에게 넘어가는 것 같았다.
비가 조금씩 내려 바닥은 물이 흥건하였고 그 위에
통통한 복어들이 퍼덕대고 있었다.
경매 결과에 따라서 주인을 찾아가는 복어들.
비가 오는 주문진항의 리얼한 일상이 싱싱한 복어들과 함께
우리 눈앞에서 생생하게 생중계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