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
'대포항 방파제'
바다와 가장 맞닿아 있는 대포항의 한 호텔 발코니에서
주문진 방향의 긴 방파제를 무념하게 바라보고 있다.
세상은 온통 잿빛으로 물들어가고
햇빛이 닿지 않는 짙은 바닷물과
해를 가려버린 먹구름이 항구를
을씨년스럽게 가두어 두고 있다.
숙소에서부터 길게 뻗어나간 방파제의 끝에
빨간 점 하나, 작은 등대
구름에 갇혀버린 항구에 어둠이 내리고
파도 소리만이 더욱 세차게 방파제를 넘고 있다.
먼 해안선으로부터 하나, 둘 불빛이 켜지고
등대 주변에도 조명이 켜질 즈음
내 마음 하나, 둘
불편했던 감정들을 깨우는
또 하나의 불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