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
모처럼 핸들프리하고 지하철을 탔다.
목적지에 알아서 데려다 주니 두 손도 자유롭고
차창 밖의 풍경도 새롭게 다가와서 신세계가 따로 없다.
단지 적지 않은 시간을 서서 가니 몸은 피곤하지만
빠르게 목적지에 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유용한 교통수단이다.
그런데 그야말로 신세계는 전철 안의 풍경이다.
물론 대중교통을 늘 이용하는 사람들에게는
새삼스러울 것도 없을 것이고 이미 보편화된
일상임에도 나는 이런 풍경이 새롭게 다가온다.
촌스럽게도.
열이면 열 사람이 하나같이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는 지하철 세상.
오늘 하루 승용차에서 벗어난 나 자신마저도
합석하게 된 인터넷 과잉 상태.
일상에서 두 손이 자유로워질 때
과연 인간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궁금해진다.
살피지 못했던 주변과 나 자신이
분리되었다고 느낄 즈음,
계절이 바뀌어있지나 않을까?
지하철에서 하차하고 나니
잠시라도 우리가 오프라인 세상으로
돌아간다면 우리는 충분히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던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