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집 찾기
영국에 도착한 후, 3주 정도 한인민박에 머물며 집을 보러다녔다.(보통 viewing하러 간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부모님과 함께 살았기에, 내가 살 집을 직접 보러다니는 것은 처음이었다.
처음에는 설렜다. 드디어 나만의 공간을 가질 수 있다는 생각에 말이다. 그러나, 곧 현실을 깨달았다. 런던은 세계에서 집 값이 가장 비싼 곳으로 손꼽힌다. (2020년 기준 런던의 도심 아파트값은 홍콩, 싱가포르에 이어 세계 3위이다.) 그러다보니, 원룸(영어로는 studio라고 한다.)은 꿈도 못꾸고 다른 이들과 같이 사는 쉐어하우스를 구해야 했다. 런던은 집 값이 워낙 비싸다보니, 방은 각자 쓰고 부엌과 화장실을 공유하는 플랏 쉐어가 흔했다.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아파트/집을 영국에서는 Flat이라고 하며, 그 아파트의 방을 각자 쓰고 부엌과 화장실을 공유하는 거주형태를 flat share라고 한다. 혼성 flat share가 일반적이고, 집에 따라 입주민을 가려 받기도 한다.
나는 영국 내 한인커뮤니티 사이트 '영국사랑'(www.04uk.com)을 통해 집을 구했다. 집에 문제가 생기면 집주인에게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갓 영국에 도착한 나로써는 영어로 이야기 할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 사이트 외에도 페이스북 영국 한인 커뮤니티를 통해서 집을 구하기도 하고(두번째 집은 이렇게 구했다.), 다른 분들은 'SpareRoom'이라는 대표적인 쉐어하우스 찾는 어플로 많이 구한다.
3일간 8개의 방을 봤다. 발품을 많이 팔수록 좋은 집을 구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했다. 나는 2번째 봤던 집이 계속 눈에 아른거려서 결국 그 집으로 계약했다. 방 컨디션은 좋았으나, 역시나 월세가 만만치 않았다. 매달 한화로 85만원이라는 큰 돈이 월세로 나갔다. 내 몸을 뉘일 작은 싱글침대 하나와 책상하나, 그리고 옷장 하나의 비용이었다. 한국이었어도 부담하기 어려운 비용을, 이제부터 나는 영어로 일 해서 벌어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