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철은 에세이 《인생의 역사》에서 어떤 시에 이런 평을 남겼다.
"세상 혹은 자기와 싸우다 패배하여 자책과 회한의 날을 보내고 있는 이에게, 이 세상에는 그럼에도 당신의 자리가 분명히 있다고 말하는 시다."
가만히 그 터 위에 이 시를 올려 놓는다. 메리 올리버가 썼다.
기러기
메리 올리버
착한 사람이 될 필요 없어요.
사막을 가로지르는 백 마일의 길을
무릎으로 기어가며 참회할 필요도 없어요.
그저 당신 몸의 부드러운 동물이 사랑하는 것을 게속 사랑하게 두어요.
절망에 대해 말해보세요, 당신의 절망을, 그러면 나의
절망을 말해줄게요.
그러는 동안 세상은 돌아가죠.
그러는 동안 태양과 맑은 조약돌 같은 빗방울은
풍경을 가로질러나아가요.
넓은 초원과 깊은 나무들을 넘고
산과 강을 넘어서,
그러는 동안 맑고 푸른 하늘 높은 곳에서
기러기들은다시 집을 향해 날아갑니다.
당신이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세상은 당신의 상상력에 자기를 내맡기고
기러기처럼 그대에게 소리쳐요, 격하고 또 뜨겁게 ㅡ
세상 만물이 이루는 가족 속에서
그대의 자리를 되풀이 알려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