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회 ― 스키너 상자의 탄생: 인간을 조종할 수 있을까

나의 심리상자 열기

by 콩코드

20세기 초, 과학자들은 인간의 마음을 완전히 이해하고 싶어했습니다.

하지만 인간의 마음은 복잡하고 예측 불가능했습니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바로 행동주의(Behaviorism)라는 심리학 사조입니다.

행동주의는 마음의 보이지 않는 생각이나 감정을 들여다보려 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관찰 가능한 행동만으로 인간을 이해하려 했습니다.


스키너, 상자를 만들다

B. F. 스키너는 행동주의의 대표적 학자였습니다.

그는 인간뿐 아니라 동물 실험에서도 똑같은 원리를 적용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그의 실험실에는 쥐와 비둘기가 들어가는 작은 상자가 있었습니다.

이 상자가 바로 ‘스키너 상자(Skinner Box)’입니다.


상자는 단순해 보이지만, 그 안에는 인간 행동 연구의 핵심이 담겨 있습니다.

쥐가 레버를 누르면 음식이 나온다, 비둘기가 특정 버튼을 누르면 곡물이 떨어진다.

이 작은 행동과 보상 사이의 반복은 곧 조건화(Conditioning)를 만들어냈습니다.

쥐와 비둘기는 점점 보상을 얻는 행동을 반복하게 되었습니다.


스키너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행동은 보상과 처벌에 의해 조정된다. 인간도 마찬가지다.”


행동주의가 본 인간

행동주의는 인간을 자극과 반응의 기계로 봤습니다.

우리는 특정 자극에 따라 행동하도록 ‘학습’된 존재라는 겁니다.

예를 들어, 어린 시절 칭찬받았던 행동은 반복되고,

벌을 받았던 행동은 피하게 됩니다.

이 단순한 원리를 사회 전체에 적용하면,

스키너는 인간의 행동을 설계하고 통제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이 생각을 듣자마자 ‘자유의지의 상실’을 떠올렸습니다.

우리의 선택과 감정이 모두 조건화된 결과라면,

우리는 과연 ‘스스로 선택하는 인간’일까요?


스키너 상자의 현대적 의미

오늘날 우리의 삶은 이미 스키너 상자와 닮아 있습니다.


SNS의 ‘좋아요’ 버튼은 행동을 강화합니다.

게임의 레벨업과 보상은 끊임없이 반복을 유도합니다.

광고와 할인 쿠폰은 구매 행동을 조건화합니다.


우리는 스스로 선택한다고 믿지만, 실제로는 보상과 자극의 체계 속에서 행동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스키너가 20세기 실험실에서 발견한 원리가 현대 사회에서도 작동한다는 의미입니다.


상자 안과 밖의 인간

스키너의 실험은 쥐와 비둘기를 대상으로 했지만,

그가 연구한 원리는 우리 인간에게도 적용됩니다.

상자 안의 쥐가 레버를 누르는 이유와,

현대인이 스마트폰 알림을 확인하는 이유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습니다.


로렌 슬레이터는 이 점을 강조합니다.

그녀는 상자 속 실험이 우리에게 경고한다고 말합니다.


“자유의지와 선택을 잃지 않기 위해,

우리는 자신의 상자를 인식해야 한다.”


작은 성찰 실험

오늘은 또 하나의 실험을 제안합니다.

하루 동안 특정 행동을 ‘보상 없이’ 반복해 보세요.

예: SNS에 아무도 관심을 주지 않아도 글을 쓰기, 출근길 평소와 다른 길 걷기 등.

그 행동에서 오는 감정을 관찰하세요.

보상과 자극 없이도 우리가 행동할 수 있는가,

스스로 질문을 던지는 순간이 바로 상자 밖으로 나가는 첫걸음입니다.


다음 회 예고
3회 ― 복종의 심리학: 밀그램 실험
인간은 권력 앞에서 얼마나 쉽게 자신을 내맡길 수 있는가.
스키너 상자를 넘어, 인간의 선택과 복종의 경계에 대한 실험을 살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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