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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백태] 중요직무급 수당이 부서장 하사금?

제도 취지 훼손. 전횡과 갑질을 막을 방법이 없다는 것이 더 큰 문제

by 콩코드


별 것 아닌 것처럼 호오에 따라 뺏기도 하고 주기도 해. 능동적인 업무 수행을 장려하고 그에 따라 적절한 보상을 주려는 제도의 취지를 결정적으로 훼손. 대체 세금으로 위세 떠는 꼴을 언제 그만두려는지. 조직 폭력배가 자신에게 잘 보이게 하려고 부하들 줄 세우는 짓과 어떤 차이가 있나.



공무원들에게 매월 10만 원씩 주는 특별수당 제도로 중요직무급이 있습니다. 이름만큼이나 규정과 운영 절차를 엄격하게 정해놓았습니다. 중요한 업무를 수행하는 공무원에게 국민 세금으로 편성한 예산을 지출하려면 대단히 공정하고 엄격한 기준이 마련되어 있어야 합니다. 혹 부서장이 제 입맛대로 호오에 따라 누구는 주고 누구는 주지 않는 등의 방식으로 제도의 본질을 흐리지 않게 말입니다.



예를 들면 충남 서산은 공정한 중요직무급 대상자 선정을 위해 1차 전 직원 설문조사, 2차 전 부서장 평가, 3차 중요직무급운영위원회를 거쳐 선정합니다. 매 단계를 통해 객관성과 공정성을 담보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입니다.





경험을 통해 어떤 업무가 중요도에서 앞서는지 잘 아는 직원들을 중요직무급 선정에 참여케 해서 부서장이 자의적으로 혹은 직원에 대한 호오에 따라 업무의 중요도를 구분하려는 의도를 막으려 한 것으로 보입니다. 전 직원의 (직무) 설문조사를 거친 뒤에 부서장이 중요직무를 평가하도록 한 게 그 증좌일 것입니다. 마지막 단계로 운영위원회를 두어 혹 있을 부정을 거르도록 안전장치를 둘 정도로 선정에 신중을 기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전근대적인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한 자들이 열심히 일하는 풍토 망쳐. 자기 편의적인 결정이 직원 다수에게 열심히 일하면 뭐 하나 싶은 감정 조장. 열패감의 끝은 영혼 없는 공무원 양산



관련 법에 중요직무급은 업무의 중요도, 난이도, 협업의 정도를 고려하여 지급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그런 평가척도를 간단히 무시하는 일이 일선에서 벌어집니다.



모 기관에 현 책임자가 오기 전에는 각 팀 차원에서 중요직무 1개씩을 엄선해 팀 주도로 신청서를 작성하면 부서에서 이를 취합해 중요직무 최종 선정 권한을 쥔 부서(또는 위원회)에 제출하는 방식으로 운영했습니다. 전담부서는 각 부서의 신청서를 검토한 후 최종 결과를 각 부서로 내려보냅니다. 예를 들면 부서에서 팀당 한 건씩 6건의 신청서를 냈다고 하더라도 부서별 배정수가 3건이라면 신청 6건 중 3건을 선별해서 각 부서로 내려보내는 것입니다.



각 팀에서 중요직무급에 선정되기 위해 선의의 경쟁을 벌이는 구조입니다. 이 과정에서 경쟁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을뿐더러 각 직무가 차지하는 위상도 객관적으로 되돌아볼 기회를 갖게 됩니다. 선정을 위한 각 팀의 노력은 사유와 근거, 향후 계획 등 신청서에 차곡차곡 담겼습니다. 이런 방식엔 공정한 경쟁과 민주적인 합의가 기저에 흐르고 있었습니다. 특히 신규 정책이 명예와 부상과 결부되어 있다면 참여에 제한이 없어야 하고 공인된 절차와 규정에 따라 공정하게 선발되어야 합니다. 그 당연한 순서가 해태되면 뒷말이 무성하게 됩니다. 절차와 규정을 무시할 때 부정의 온상이 될 소지 또한 있습니다. 시행 초기에 우려되는 사항을 바로 잡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새로 부임한 부서장이 기존의 열린 참여와 경쟁에 의한 선발이라는 기본적인 원칙을 간단히 뒤엎었습니다. 신임 부서장은 직원들의 참여를 원천적으로 차단한 채 개인적 호오에 따라 부서의 중요업무를 결정한 뒤 부서에 배정된 수인 3건을 합리적 기준 없이 선별해선 최종 결정 권한이 있는 부서(또는 위원회)에 그 3건을 보냈습니다. 배정 3건 중 신청 3건을 올렸으니 그대로 선정되어 내려올 것이라고 계산한 것입니다. 그런 마당에 신청서가 제대로 작성될 리 없습니다. 한눈에 봐도 신청 내용이 조악합니다. 허점 투성이의 성의 없는 기록이 주를 이룹니다.



최종 결정 부서라도 정신이 똑바로 박혔다면 위 3건에 대해 엄정히 평가했겠지만 예상은 틀리는 법이 없습니다. 한쪽은 제도의 맹점을 노리고 다른 한쪽은 각 부서에서 어련히 알아서 올렸거니 하며 적당히 믿어 주는 눈치 속에서 제도가 본래 취지대로 정착하기는 요원합니다. 부서장에게 잘 보이지 않으면 안 되는 정책이라면 취지는 이미 물 건너간 것입니다. 부패는 그런 배경 속에서 똬리를 틉니다. 종내는 썩은 내가 진동할 것입니다.



부서장의 어처구니없는 행태는 꼭 짚고 넘어가야겠습니다. 직원의 참여 기회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등 기회의 공정을 부인한 부서장의 행위가 부당해 부서 관계자에게 물은 적이 있습니다. 부서 관계자의 말로는 부장이 아무렇지 않다는 듯 나눠먹자고 했답니다. 돌아가면서 나눠먹자는 말의 악의는 충분히 짐작하고도 남을 것입니다. 그 말에는 제도의 취지나 장래는 안중에 없다는 의식이 자리하고 있을 뿐 아니라 자신이 중요직무급 선정을 좌우할 위치에 있다는 공개 선언에 다름 아닙니다. 부서장이라는 작자가 앞장서 제도를 변질시킨 행위는 이것 말고도 부지기수입니다만 여기선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상세히 전할 기회가 있을 것입니다.



부서장은 관계가 좋지 않은 팀장에게 여러 방면으로 수모를 주곤 했습니다. 대표적인 수단인 근평은 물론 뒷담화입니다. 가장 악의적인 수단은 팀원들을 홀대해 팀장이 부담을 갖게 만드는 것입니다. 부서장은 사사로운 감정으로 눈밖에 난 팀을 배제했을 뿐 아니라 연장선에서 그 팀에 신청서를 낼 기회마저 주지 않았습니다. 악의적인 것은 기존에 그 팀이 갖고 있던 중요업무 수당을 해명 없이 박탈하더니 그 자격을 중요직무 기준에서 한참 뒤떨어진 팀에 주는 행위까지 서슴지 않게 벌인 것입니다. 단순히 그 팀의 팀장과 껄끄러운 관계라는 것이 주된 속내였습니다. 부서장직을 이용한 대표적인 갑질이라 하기에 손색이 없습니다.



치졸한 행위라는 지적을 받기 좋은 행위였지만 부서장은 아랑곳하지 않는 눈치입니다. 부서장이 갖춰야 할 공평무사한 판단은 온데간데없이 자기 비위를 맞추는 팀 혹은 직원을 골라 공공연히 특혜를 주는 행위는 누가 봐도 대단히 전근대적입니다. 민주화된 요즘 시기에도 그런 식으로 질서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행위를 버젓이 벌일 수 있다는 것이 저로선 이해되지 않습니다. 사실 관계를 철저히 조사하고 그에 따라 엄정한 조치가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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