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자유를 숭배하며, 선택의 자유가 곧 현대인의 가장 고귀한 권리라 믿는다. 수많은 가능성 앞에서 나만의 길을 고르는 행위가 자아실현의 핵심이라 착각한다.
정확히 말해, 당신은 선택을 강요당하고 있다.
넘쳐나는 선택지는 당신의 주체성을 증명하는 도구가 아니라, 당신을 끊임없는 불안과 후회 속에 가두는 교묘한 감옥이다.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더 나았을 텐데'라는 영원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만들어, 현재의 불만족을 오롯이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게 하는 시스템의 기술이다.
결국 당신의 선택은, 당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행위가 아니라, 시스템이 제시한 몇 가지 '정답' 중 하나를 골라 실패의 짐을 짊어지는 자발적인 헌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