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션이 풍부한 소파에 앉아 산미 높은 커피를 즐길 참. 커피에 시나몬 가루를 뿌려볼까? 달콤할 것만 같은 코코아 분말은? 기왕이면 둘 다 뿌려보지, 하고 즐거운 상상을 하다가 피식 웃음 나는 오늘은 생생한 주말. 커피 끊은 지 두 달이 조금 넘었는데 입맛에 대한 추억은 잊히지 않을 모양. 그럴 만한 게 평생을 끼고 산 커피라.
여기에 미리 봐둔 식당에서 찜해 놓은 음식을 먹을 생각만으로도 달뜨는 이유, 오늘이 하필 주말이라는 것. 어떤 상상, 어떤 생각도 다 용서되는 마법 같은 하루, 주말이닷!
여긴 중세 한복판
폭군도 이런 폭군이 없다. 근데 말이다, 현대 사회에 폭군이 있을 리 없잖아, 전제 군주.? 어느 적 얘긴데? 요즘 시대에 그딴 행세를 하고 있다면 시쳇말로 또라이거나 전문용어로 정신이상자라고 해도 이상해할 것 없다. 뭐 그렇다 치고, 폭군은 언제 기세등등할까?
과도한 권력을 가졌거나 시시한 권력이라도 대단한 줄 알고 고개 조아리는 신민들이 천지삐까리거나. 문맥상 후자인 줄은 이미 알아 모셨을 터. 이 ○이 한 짓은 이미 수차 언급했다. 더 말할 필요도 없다. 하는 짓이 워낙 다채로워서 며칠 뒤면 새로운 장기를 들고 나올 터라 걱정 안 한다.
하는 짓마다 예측불허라 이 ○에 관해 쓸 거리는 무궁무진. 한 번 쌓인 퇴적물 위로 퇴적물이 또 쌓이는 건 시간문제 아니던가. 이대로 끝낼까 하다가 상대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에 덧붙인다. 저런 인간 하나 거르지 못한 조직이라니? 한심하기 이루 말할 수 없다. 끝.
천성
A가 한창 코맹맹이 소리를 섞으며 통화하기에 적잖이 부담스러웠다. 평소 A의 말투는 그것과 거리가 멀었다. 일단 마음만은 훈훈하게 생각하기로 했다.A의 평소 말투를 모르는 수화 상대방은 A에게서 무척 다감하다는 인상을 받았을 터다. 뭐, 그거면 되었다. 난 코맹맹이 소리의 주인공과 넘어지면 코 닿을 위치에 있었다.
제가 뭐 도와드린 게 있나요? 감사합니다, 호호. 전화 끊을 게요,라고 종료 인사 후 수화기를 내려놓자마자 A의 급 반전.
뭐 이런 인간이 다 있어. 별 걸 다 요구하네.
그러고는 주변에 다 들리는 목소리로 상대방을 험담하는데. 이게 다 혼잣말인 것. 습관이라고 하기엔 지나치고, 병이라고 하면 모욕적이라고 받아들일 것 같은 위인이라 그 이상은 언급하지 않는 게 좋겠다. 그런데,
10여 분을 저런다. 혼잣말로. 주변에 다 들리게. 주변 사람은 안중에 없이 제멋대로 말하고 행동하는 건 작게는 사회성 결여, 넓게 보면 주변 사람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누가 봐도 그것, ○○ 증세.
많은 사람들이 근무하는 사무실에서 이런 짓이 버젓이 벌어지는 까닭이 있다. 한 ○ 잘못 들이면 망조가 난다는 옛말 하나 틀리지 않는다. 비루한 삶, 하찮은 삶은 대부분 자기가 한 행위가 모태다. 옛사람들은 이를 두고 '말하는 대로 심는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