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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콩코드 Sep 01. 2024

칸트는 시계를 고쳐 매지 않는다

세상이 바뀌던 그날


익숙한 거리, 남다를 것 없는 시간에, 눈 감고도 알 만한 지점을 총총히 거닌 어떤 사람을 추억한다.



요즘으로 치면 루틴에 밝았던 그 사람에서 세상 사람들은 칸트의 시계, 여명의 시간을 떠올렸다. 그날 후로 그곳, 그 땅, 그 거리의 시각은 칸트라는 사내에게서 비로소 발화되었던 듯하다.



존경과 존중은 상보적이다.



이렇다 할 기준이 없어 시마다 기차가 오는 시각마저 들쭉날쭉하던 시절이었다. 거기에 철학과 과학이 세상을 바꿀 궁리를 하던 또 다른 시절이 거리 곳곳에 모래바람을 일으키고 있었다. 달뜬 기운을 숨기지 못한 사람들은 눈을 떴고, 더러는 침실 시트 위에서 기지개를 폈다.



칸트가,

그리고 그 거리의 사람들이

시절을 맨 몸으로 맞던 그날, 개는 따로 '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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