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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럽 | 피렌체 대성당(두오모)과 카페'뷰 온 아트'

대성당(두오모) 천정화, 지옷토(조토)의 종탑, 베키오 다리 상점가

by 콩코드


피렌체. 옅은 자주색 지붕 아래 매혹적인 자태를 뽐내는 도시. 두말없이 서너 달 묵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이 솟는 일이 다반사로 일어나는 곳. 얼마나 곰삭고 곰삭으면 이런 풍광이 나오려나 골똘히 생각한들 답 근처에도 가보지 못할 광경에 넋을 놓기 일쑤입니다. 저 끝 지평선 위로 안온한 산이 병풍처럼 둘러서고 그 밑으로 피렌체 주민들이 오가는 모습이 그림처럼 그려지는데, 파스텔 색조의 혼미한 영상이 끝내 그칠 줄 모르는 것도 매양 같습니다. 골목을 돌아 나오던 시큼한 내음에도, 겨우 눈에 띈 사람들의 간편한 옷차림 속에서도 어김없이 피어나던 그 봄날의 풍광을 잊을 수 없습니다. 그날은 피혁공장의 가방 판매점을 들렀습니다. 이어 파스타 맛집에서 조금 이른 점심을 먹었고요. 그 뒤 광장이며 거리를 활보했습니다. 일정은 이렇습니다.



피렌체 일정

시뇨리아 광장, 두오모 대성당 외부

지옷토의 종탑(414개 계단) 외부

단테의 생가 외부

베키오 다리


그날 시간이 좀 허락되었다면, 아닙니다. 부러 시간을 냈다면 그 지역 특산물과 세상 둘도 없을 커피며 디저트 등속을 맛보았을 겁니다. 겁나게 노려보지 않으면 여행지에서의 시간은 이곳의 두 배 이상 빠르게 흘러간다는 것, 집에 돌아와서야 깨닫게 되는 일을 더 치르고 싶지는 않습니다. 지옷토 종탑의 414개 계단도 못 를 리 없겠지요. 그것 말고도 볼거리가 많다는, 사실은 입장료를 치르면서 그 높은 계단을 오르는 것이 내치지 않아, 그 핑계로 다른 곳을 둘러보지만 이내 머피의 법칙에 씐 듯 그렇고 그런 일상만 눈에 잡힙니다. 경험하지 않은 잔상이란 오래도록 눈에 박히는 법이잖나요? 빼내지 않고는 배겨낼 재간 없는 미세한 돌덩이를 마침내 덜어낼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두오모 성당

입장시간: 월-토10:15-15:45(일요일, 공휴일 휴관)

입장료: 무료

패키지 투어 비용: 36,855원(홈페이지 참조)


지옷토의 종탑

입장시간: 08:15-18:45

입장료: 29,484원(홈페이지 참조)


두오모 성당 근처에 맛집으로 소문난 곳을 찾아보았습니다. 두오모 성당 뷰 카페 ‘델 베로네’입니다. 두오모 성당을 보면서 커피를 마시는 기분이 어떨까요? 아직 상상되지 않습니다만 적어도 환상적이라는 느낌은 그곳에 다녀온 분과 얼마간 공유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얼핏 보면 두오모 성당 지붕과 그 옆으로 줄지어 선 건물 지붕의 옅은 자줏빛 향연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은 장소이긴 한데, 평점이 다소 낮고, 알려진 것보다 디저트나 커피 등 음료의 퀄리티가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평이 있고 보면 아무래도 주저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래 카페는 평점도 좋고 음식이나 음료 맛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만 두오모 성당 맞은편 건물 1층에 자리한 점에서 뷰에 한계가 있습니다. 거리에서 두오모 성당을 올려다보는 광경도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지만 건물 좌우 곳에서 두루 보았으니까요. 가게 바로 앞으로 식탁을 내 거기서 음식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은 뚜렷한 장점입니다. 300년 가까이 된 고색창연한 건물 내부에서 고풍스러운 서비스를 기대해 볼만도 하고요.



Caffe Gilli –1733년 문을 연 커피 전문점으로 비스코티, 티라미수 등의 전통 디저트와 커피로 유명.

영업시간: 08:00-00:00



여러 안을 염두에 두고 최적안을 찾아 부지런히 손을 놀렸는데요. 결국은 이곳, View on Art Rooftop Cocktail Bar로 돌아왔습니다. 대안들이 하나같이 두오모 뷰가 아니거나 최종적으로 뷰를 양보한 다음에 들른 카페의 평점이 4점 언저리에 겨우 턱걸이하는 수준이라 크게 내키지 않더군요. 뷰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느냐, 맛을 선택하느냐의 기로에서 뷰를 택했습니다. 커피나 빵류에서 전달되는 부적한 부분은 다음에 다른 곳에서 충족하기로 하고 말이죠. 이탈리아는 어떤지 모르겠는데 빵의 풍미와 식감에서만큼은 우리보다는 낫지 않겠나 싶은 막연한 기대도 한몫했습니다.



지난번에 프랑스의 모 빵집에서 몇 가지 다른 종류의 빵을 맛보고는 그 맛에 잔뜩 홀리고 말았는데요. 알아본 바로는 그 나라는 빵에 들어가는 밀가루 종류가 워낙 다양해서 만들려는 빵의 식감과 풍미를 자유자재로 살릴 수 있다고 하더군요. 우리처럼 박력분, 강력분의 두 종류로 나뉘지 않고 수십 가지 밀가루가 특정 빵의 제조에 동원되니 맛이 없을 수 없겠다 싶었습니다. 들어가는 재료의 차이를 무시할 수 없으니까요. 욕심을 낸 탓에 하루 녁에 먹을 양보다 많은 양을 구입해서 결국 갖은 토핑이 오른 빵은 버리고 말았습니다. 다녀온 분들은 한사코 창에 비낀 두오모 뷰를 잊을 수 없다고 하더군요. 그 말에 배팅을 걸었습니다. 관련 사진은 홈페이지에서 가져왔습니다.



빼어난 조망은 이런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일 듯합니다. 성당 옆 거리에서 성당을 위로 올려다보는 광경도 물론 경탄할 만하지만 위에서 아래로 성당을 조망하는 광경 역시 완벽하게 들어맞네요. 어떤 각도에 뷰 파인더를 두느냐에 따라 생판 다른 사진이 나오듯이 경관 역시 그러하다는 것, 뼈 때리게 깨닫습니다. 두오모 성당의 위용을 다른 각도에서 감상하기에 최적의 장소 맞습니다. 구체적인 후기는 다시 다녀온 뒤에나 가능하겠네요.



View on Art Rooftop Cocktail Bar

영업시간: 11:00-23:30

비용: 1인당 10-20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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