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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세상] 전횡은 학습효과로 차츰 자취를 감출 전망

이나 부서 차원에서 교묘하게 벌어지는 직권남용과 갑질은 오히려 는 듯.

by 콩코드
이곳 사무실엔 실장과 부장, 그리고 과장이 함께 근무한다. 실장 밑에 부장 여러 명이 있고 각각의 부장 밑에 과장과 직원이 있는 식이다. 현실에서 있을 법하지 않은 구조다. 실체를 연상할 빌미를 주지 않으려는 조치인 점 양해 바란다.

덧붙이면 아직 전 정권의 청산되지 않은 부역자들이 살아남았고, 부역자에 편승해 국민 생활을 농단한 개들이 정권이 바뀌자 얼굴색 바꾸고 호사를 누리는 경우도 있다. 아래 실장 역시 그 중 한 명이다. 결국은 요직에서 쫒겨나 현 부서로 왔지만 깨진 쪽박 어디 가랴 싶게 별 해괴한 짓을 저지르고 있다.

전횡,직권남용, 갑질 3종 세트를 그 보다 확실하게 실천한 자를 본 적 없다. 물밑에서 저질러지는 그와 같은 행위에 칼날을 집중할 때다. 아무리 강건한 나무라도 밑둥이 썩으면 결국 쓰러진다.



직권남용과 갑질 유형, ① 회의 – 지난해 3분기 이후 부장 회의 개최하지 않아. 이유는 껄끄러운 상대 때문?


전횡은 ‘권세를 혼자 쥐고 제 마음대로 한다’는 뜻이다. 대낮 어느 변방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다음 내용을 보시고 판단해 주시기 바란다.



설명을 덧붙이면 여러 경로를 통해 부장 B가 실장 A의 전횡을 지적하자 실장 A는 부장 B를 눈에 띄게 따돌렸다. 사무실 내에서 사사로이 B를 모욕했고, 감사 종료 후 실장이 부장들과 공식 뒤풀이 자리를 가지면서 부장 B에게는 사실을 숨겼다. 벌써 여러 번이었다.



이에 관한 세부 자료는 물론 그 외 실장 A의 갑질에 관한 자료를 부장 B는 따로 가지고 있다고 했다. 여기까지는 개인 차원에서 각각의 부당 행위를 따져 묻고 사과를 받으면 될 일일 수 있다.



하지만 다음의 경우는 사정이 판이하다. 공적 수준에서 벌어지는 부당행위엔 보다 엄한 잣대를 대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용은 이렇다.



지난해 3분기 이후로 실장 A가 부장 회의를 주최하지 않았다. 실장 A가 부장 B와 껄끄러운 관계라고 해도 부서 내 의사결정의 중요한 창구인 부장 회의를 열지 않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 까닭을 유추해 보았다.





직무 해태 – 공적 회의조차 열지 않고 사사로이 감정에 치우치는 등 직권남용


"부장 회의가 필요 없어서 안 한다."

이 주장이 설득력이 있으려면 다음 의문에 답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지난해와 그 전 해에 전임 실장이 그 필요 없는 회의를 적게는 50회에서 많게는 80회를 개최했다는 얘기냐?" 답할 방도가 없다.



그렇지 않다고 하면 당초 주장 자체가 허물어지므로 논외에 해당한다. 이와 달리 전임 실장들이 괜한 짓을 했다고 하면 전임 실장들에게 대단히 결례가 되고 만다. 적어도 그들이 눈앞에 없다고 말을 마구 던져도 되느냐는 핀잔을 듣기 딱 좋다,



밀실 정치 하자는 얘기? - 일부만 참석한 자리에서 부서의 중요 의사를 결정한다? 입맛에 맞는 말만 듣겠다는 것 - 국정농단에 버금가는 부서농단이라 할 만


말을 바꿔

"부장 회의는 필요하지만 부장 B와 관계가 껄끄러워서 다른 경로를 통해 의사결정을 하고 있다."


예를 들어 부장 B를 제외하고 나머지 부장들이 모두 참석하는 점심 식사 자리가 될 것이다. 특정인들만 참석하는 식사 자리에서 실제 의사결정을 내렸다면 그건 응당 의견을 진술하는 등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할 권리를 부장 B에게서 빼앗는 행위가 된다.



교묘하게 부장 B를 배제하는 그와 같은 방식은 곧 대표적인 갑질로 행위 자체가 치졸하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언제부터 부서가 100% 전산화 되었나? 난 "틱틱" 결재만 하는 기계라는 고백이라도 하고 싶은 모양.


궁지에 몰린 양상이라면 아런 변명도 가능하겠다. "다른 방식으로 부장 회의를 대체하고 있다. 자료 대부분이 공개되고 있어 부러 현장 회의를 가질 필요가 없다. 온라인상에서 얼마든지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사실이라면 부장과 실장이 무슨 필요가 있으며 부서라는 물리적 공간을 갖출 이유도 없다. 대면해서 의견을 교환하는 이유 중에는 자료에 담기 어려운 의견이 있을 수 있어서다. 때론 사실을 보다 명료하게 판정하는 데 의견이 도움이 된다.



온라인 지상주의라면 위계질서가 오히려 신속한 의사결정에 해가 될 것이다. 차라리 실무자가 최종 결정까지 하게 두는 게 효율적이다.



온라인 상에 업로드된 자료는 예를 들어 실장 이상이 모인 회의의 현장 분위기를 전달할 수 없다. 자료로서의 가치라는 측면에서 온라인 자료는 나무랄 데 없지만 현장성이 결락되어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그래서 회의가 필요하다.



직원 전체를 대상으로 회의를 하면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어 바람직하지만 공간과 시간에 문제가 있다. 따라서 보다 적은 수이기는 하지만 부서의 대표라 할 부장들로 회의를 구성하면 앞서 예로 든 시공간의 제약을 극복하고 보다 집약적으로 회의를 진행할 수 있다.



의사결정을 포함해 모든 업무를 온라인으로 한다는 말은 100% 거짓말이다. 대부분 결재가 온라인 상에서 이루어지지만 여전히 많은 의사가 대면을 통해서 결정된다. 앞으로도 대면 관계가 사라지기는 힘들 것이다. 전자책의 출현으로 종이책이 종말을 맞게 될 것이라고 호들갑을 떨었지만 종이책은 시퍼렇게 살아있다.



정직이 최선의 정책이다. 업무에 관계되는 사안에 지출하라는 취지의 예산을 주로 부장들 밥 사주는데 쓰고도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거나, 마땅히 실장은 본연의 책무를 다하기 위해 부서 내 업무를 챙겨야 하나 그건 아예 거들떠보지 않으면서 밉보인 부장 혹은 과장, 직원의 인사평정을 드러내놓고 어지럽히는 등의 행위를 통제 없이 하고 있다. 현 제도 하에서는 이조차 막을 방도가 없다.



실장은 부장의 평가를 받지 는다. 지근거리에서 실장의 실정을 누구보다 예리하게 관찰할 위치에 있는 부장의 권한을 빼앗은 것이다. 전 정권에서 벌인 일이다. 그 점을 악용해 실장은 눈 밖에 난 부장을 노골적으로 비하하는 한편 자신의 평정 권한을 사용해 부장과 직원들에게 불이익을 주는 치졸한 행위를 스스럼없이 벌이고 있다.



이를 막기 위해선 사사로이 사용할 여지가 있는 권한을 줄이거나 같은 폐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상향식 평가를 복원 또는 강화해야 한다. 또한 예산은 국민이 낸 세금에 기초하므로 부당한 집행이 없도록 통제를 엄격하게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현행처럼 무분별하게 쌈짓돈처럼 꺼내 쓰게 된다.



업무추진비조로 카드를 긁은 실장에게 부장들이 빠짐 없이 건네는 말이 있다. "실장님, 고맙습니다. 잘 먹었습니다." 그게 어디 실장 돈인가. 업무 추진비 사용 실태를 따져물을 때는사용처에 그칠 게 아니다. 반드시 참석자를 물어야 한다. 여러분이 낸 세금이 사실상 실장의 비자금이라 생각해 보시라. 기가 찰 일 아닌가.



이제 시작이다. 시시콜콜한 지적일지 모르지만 그것들 모두 밑둥을 갉아먹는 파렴치한 행위에 다름 없으므로 경종을 울릴 계획이다. 거짓말이라면 나서서 반박해 보시라.



그 잘난 권력에 기대 은근한 직권남용과 속보이는 갑질로 조직 분위기를 해체하고 거듭 국민을 우롱하는 작태가 설자리가 없음을 알아라. 이런 글에 불편한 속을 내비치기 전에 반성할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후속 글이다.

직권남용과 갑질 유형, ② 업무추진비가 개인 쌈짓돈?

직권남용과 갑질 유형, ③ 중요 업무 선정, 내 마음대로 - 부별 경쟁의 방식으로 공정하게 중요 업무를 선정하지 않고 실장이 임의로 결정. 그 기준조차 호불호에 따라 눈 밖에 난 직원에게서 중요 업무를 수행하는 데 따른 금전적 대가를 빼앗아 호감 가는 직원에게 주기(공개리에 안 받은 사람이 받아야 한다고 장광설을 늘어놓는 무지. 중요 업무 선정 근간을 뒤흔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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