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청년시절, 즉 그의 자아 형성기에 대해서는 아직도 정확히 모르는 부분이 많다.그 이유는 무엇보다 ○○○가 일찍부터 자신의 인생을 전설로 만들려고 힘을 쏟았기 때문이다. 정치가가 되기로 결심한 뒤, 그는 늘 과거 흔적을 감추고 아무도 신상을 모르게 하여 혈통과 집안을 꿰뚫어 보지 못하도록 신경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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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에 살던 시절, 그의 이웃에 살면서 이른바 방랑자 ○○○에 대한 정보를 제공했던 동판화가 ○○○○ ○○○는 ○○○○년, ○○ ○○○이 ○○○○○로 들어오자마자 체포되어 처형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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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 고향 집에 '여기서 ○○이 어린 시절을 보냈다는 간판이 걸려 있다는 이야기를 ○○○○ ○○○○ ○○○에게 들은 ○○○는 격하게 흥분해 바로 철거하도록 명령했다고 한다. ○○○는 부유한 마을의 훌륭한 저택이었다고 전했지만 (○○ ○○>에 따르면 ○○○의 집안은 가난한 일용직 농부여야만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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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 역사가 ○○○○○ ○○은 ○○○의 역사를 과소평가했지만 사실 그에 대한 평가는 참으로 다양하다. '우연한 장난으로 정점에 올라간 사기꾼', '전혀 원칙이 없고 눈치만 보는 사람', '줄곧 위선을 연기한 연기자','허풍쟁이 촌뜨기', '무지몽매하면서 잘난 척만 하는 사람', '흑마술을 쓰는 최면술사', '무한한 권력욕에 지배당한 악마 같은 모험가' 등등.
직접 빗댈 필요가 없었다. 워낙 판박이 같은 모씨가 있어서다. 이걸 비동시성의 동시성이라고 해야겠지. 범 데자뷔라고 해도 가히 틀린 말이 아니겠다 싶을 때쯤 이런 생각이 들더라. 같은 그림에서 다른 걸 연상하는 사람들이 있지, 아마?
난 남의 글을 길게 인용하지 않는다. 굳이 관례를 깨고 길게 복붙 한 건 달리 볼 것 없이 어떤 인사를 떠올렸기 때문이다. 설명을 붙일 동기를 전혀 느끼지 못할 정도로 과녁 중앙에 시퍼렇게 떠오른 그. 그래도 그게 예의가 아니라 싶은 생각이 들었는데 머리를 굴린 들 과녁 정중앙을 관통한 살에 덧붙일 말이 있을 리 없었다. 탄성 외 모든 것이 사족이 될 게 너무나 뻔했으므로.
요즘 아주 핫한 노래가 있다. 코믹한 노랫말이 일품이다. 풍자의 향이 짙게 배어 있기도 하다. 역시 설명이 구차하다.노래 제목은 치키치키차칸며느리다.
제 입맛대로 사는 세상이다. 해석과 평가는 전부 내 위주로, 오류는 네 몫. 아무리 세상이 미쳐 돌아가도 가끔은 세상을 바로 보기라도 하자. 적어도 어느 쪽이 속이 시커먼 놈인지는 알고나 소리치자. 나중에 그놈 실체가 들통났을 때 뭐라 하며 빠져나갈지도 미리 생각해 두자. 무턱대고 졸졸 좇아만 다니는 사람들의 운명이 그러하지 않겠나. 아침부터 개가 여럿 짖을 모양이다. 귀는 벌써 틀어막았다.
* 글 가림 도형(○)은 주로 이름이나 지명, 특정 연도에 적용했다. 문맥을 이해하는 데는 무리가 없어 사용했다. 불편하더라도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 가리니까 인물의 면모가 더 또렷이 드러났다. 독자 제위께서도 같은 생각을 하실지는 모르겠다. 인용한 글은 《○○○ 프로파간다》의 일부다. 내친김에 제목도 일부 가렸다.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만큼 박진감이 별로인 구도도 드물다. 주인공이 누군지에 관한 답은 아주 가까이 있다. 실수를 두려워 마라. 양자택일에서 두 번 틀릴 일은 전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