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콩코드 Oct 10. 2024

대표적 소울푸드 짜장면에 무슨 짓?

입이 술술 풀리는 신비의 묘약


소울푸드, 피렌체와 한국

람프레도토피렌체 서민의 소울푸드입니다. 우리말로 람프레도토 내장버거로 부르면 될 텐데요. 확실히 외래어룰 우리말로 표현하려니 맛이 안 살긴 하네요.^^ 오랜 옛날 피렌체에서 소를 잡으면 살코기는 상류층이 소비하고 서민들은 소의 부산물로 끼니를 해결했다는군요. 서민들은 내장을 푹 삶아 딱딱한  빵 안에 넣어 먹었습니다. 그게 발전해서 지금의 람프레도토된 거죠.



입맛은 한 번 들이면 중독처럼 몸 안에 퍼지는 데요. 20대의 음식 습관 죽을 때까지 간답니다. 사회생활하면서 그동안 안 먹던 김치며 된장찌개, 나물 등속을 맛본 청소들이 어느 정도 나이가 든 후 그 시절 경험한 음식을 찾는 것도 같은 이유라고 하네요. 주로 청소년기에 맛본 음식이 짙은 향수처럼 우리 미각에 각인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울 푸드의 하나인 짜장면도 우리 깊이 자리하고 있. 그런 짜장면이 엄한 곳에서 품평을 당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지독한 유혹, 어느 중년의 입맛

최근 어떤 사가 짜장면의 가치를 천정부지끌어올려놓아 화제인데요. 짜장면에 잔뜩 홀린 듯한 그의 발언이 화제를 모았죠. 상대가 자신 앞에 짜장면을 가져다 놓으며 노골적으로 회유했다는군요. 그의 말이 는다면 하고 많은 음식 중에서 그가 짜장면에 회유될 정도로 진심이라는 사실을 알아낸 것부터 대단히 신통한 일니다. 이 정도면 신기가 있다고 봐야 되는 거 아닌가요? 중년의 입맛을 정확히 맞춘 상대라면 우습게 볼 순 없을 거 같습니다. 



중년이라고 짜장면에 혹되지 라는 규정은 당연히 없습니다. 산해진미라도 입맛에 맞지 않으면 못 먹는 법이니까요. 대중 음식인 짜장면이라도 중년의 입맛에 들었다면 그에겐 그 짜장면이 산해진미나 다름없겠죠. 좋습니다. 그 정도 나이엔 짜장면이 자신을 회유할 수단이 되는 것에 모멸감 정도는 들어야 하지 않느냐고  따지고 지 않습니다. 취향이라고 해두겠습니다. 다 그 나이 먹도록 지켜왔을 신념이나 철학, 신의 같은 것들을 고작 짜장면 한 그릇에 정도라거나 그 정도로 흔들릴 정신머리라면 글쎄요?  같으면 그가 무슨 말을 하든 귀담아들을 수 없을 거 같습니다. 흔한 짜장면을 회유의 수단으로 썼다는 발상 자체도 의구심을 자아내기에 충분해 보이고요.





실수?

아무튼 묘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술과 음식으로 회유했다던 발언의 2.0 버전인지 아니면 재차 회유가 있었는데 이번엔 짜장면을 동원했다는 말을 하려는 건지에 관해선 큰 관심 없습니다. 한 번 말을 바꾸기가 어렵지 한 번 바꾼 말을 두 번 바꾸는 거야 뭐 어렵겠나 싶고, 기왕에 여론을 환기시키려면 어지간히라도 스토리 얼개를 갖추는 정도의 성의는 보여주십사 부탁합니다. 비슷한 발언을 또 쏟아내면 늘한 반응 밖에 더 나오겠습니까.



전적이 있는 만큼 각별히 신경 써야 할 자리에서 서툰 수로 결국 일을 내고 말았으니 얄궂은 운명이란 뒤를 봐주는 법이 없습니다. 운명이란 대단히 현실적이죠. 현실은 진실을 담고 있고요. 진실은 잠들지 않는다는 점에서 매양 그 외 것들에 좌고우면 할 성질의 것도 아님을 여실히 보여주네요. 그가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그의 공개 발언 외 전문이 드러나 그는 물론 주변인까지 곤혹스럽게 되었습니다.



럭비공

아마도 이번 사태를 계기로 그는 신뢰할 수 없는 사람이라는 이미지 외에도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같은 존재로 주목받을 듯합니다. 예측할 수 없는 인물만큼 위험한 인물이 없습니다. 럭비공을 차 본 분이라면 이해하실 텐데요. 발치에 떨어진 공이 하필 럭비공이라면 잡으려고 하는 것보다는 우선 얼굴을 감싸고 몸을 웅크리는 편이 습니다. 그게 안 되면 등지고 서는 것도 좋은 방편입니다. 축구공은 튀는 방향이 날아온 방향에 잇따를 확률이 대단히 높지만, 럭비공은 바닥을 친 후에 그 궤적을 예측하기가 사실상 어렵기 때문입니다.



기억이 가물가물한 나이에 공이 튈 방향을 예상하고 덥석 나섰다가 럭비공에 턱이 강타당한 바람에 크게 곤욕을 치른 경험도 있어서 전 럭비공이라면 조심부터 니다. 괜히 거들어 봐야 저만 손해니까요. 대신 그날 짜장면을 먹으러 가겠습니다. 바짝 탄 속을 달래기에 단짠의 최고봉을 당해낼 물건이 없기 때문입니다. 짜장면은 뻔한 시나리오에 함부로 등장할 만큼 천덕꾸러기 식품이 아닙니다. 서민들의 애환을 달래며 수십 년 동안 한결같이 서민 곁을 지킨 소중한 존재입니다. 그런 존재를 함부로 건드렸으니 참사가 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서민과 서민 음식을 욕되게 하는 한 망조를 피할 재간은 누구에게도 없습니다. 막장엔 돌파구가 없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서촌기행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