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동부/캐나다 여행기 1탄-팡파르]

2번의 위기와 2번의 회생. 여행 가기 정말 힘들어!

by 콩코드


​어디든 좋다. 직장인에게 여행은 사방이 막힌 사무실을 모처럼 벗어나는 탈출구이자 누구의 통제도 받지 않는 곳에서 자기만의 시간을 만끽하는 자유해방구다.


자꾸 말하면 무엇하랴, 입만 아프지. 사무실에서 공짜로 내주는 여행이라니. 개꿀이다.


코로나19가 닥치면서 근 3년 동안 외국 여행이 꽁꽁 얼어붙었었다. ‘기다리다 똥 된 격’이라고 사정을 잘 아는 동료가 소리 없이 혀를 찼다.


코로나19 이전에 해외여행 갈 기회가 여러 번 있었다. 그때마다 같이 있던 동료나 후배들 다 보내고 그 사람 다음에 가겠다고 고집을 피웠다. 하여간 공명심이 탈이다!


코로나19가 잠잠해진 뒤에도 좀체 여행 재개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다. 올해가 가면 가고 싶어도 못갈 형편이었다. 기대를 접자 기회가 찾아왔다. 라임 봐라, 기막히다!



♬금일부터 해외여행 재개합니다. 해당되는 분들은 명단 올리세요~ ​

득달같이 명단을 냈다. 며칠 후 최종 선발 명단에 이름이 올랐다. 의외로 많은 사람이 계획을 접었는데, 회사에서 여행 기준을 까다롭게 만든 것이 주된 이유였다.


그룹을 져서 다녀올 것. 하루에 한 번 주요 시설을 반드시 방문할 것. 양질의 보고서를 낼 것. 단, 여행지 선정은 자유.


조건에 나가떨어진 동료, 선배, 후배들이 많았다는 후문이다. 난 갈 수만 있다면 뭐가 문제랴,고 덤벼들었다. 맞다, 간이 배 밖으로 나왔던 거다. 덕분에 과당(!) 경쟁 없이 당당히 뽑혔다. 천운이었다.



최종 선발 인원은 80명. 이제 10명 내외로 그룹만 지으면 되었다. 마침 '서유럽 여행 같이 갈 분 모집' 공고가 사내 전산망에 떴다. 난 득달같이 거기 신청했다. 이렇게 일이 술술 풀린 적이 있나 싶었는데.


2주일 뒤 여행계획 담당자가 연락을 해왔다.


- 어떻게 된 일이예요?

- 선생님을 포함한 세 분이 그룹 결정이 안 됐어요.

- 어쩌실 거죠?


전화를 받고 나서야 난 서유럽 모집 공고를 낸 사람이 모집 계정을 폭파하고 다른 그룹으로 올라탄 사실을 알았다. 불행하게도 난 계정주에게 연락을 받지 못했다. 다 된 밥에 코 빠뜨리기 딱 좋았다. 중간중간에 돼 가는 모양새를 확인하지 않은 내 실수다. 어쩌고 말 것이 뭐 있었겠나? 처분만 바랄밖에.



내가 난감한 표정 - 말투에 고스란히 드러났을 거다, 백퍼 - 을 짓자 담당자가 다른 그룹에 의사를 타전해 보겠다고 했다. 단 한 곳이라도 합류를 허락하지 않으면 해외 여행의 꿈이 물거품 되는 건 시간문제.


담당자가 합류가 가능한 그룹 두 군데를 알려왔다. 우여곡절 끝에 ‘미국 동부/캐나다’ 여행 그룹에 낙찰되었다. 2번에 걸쳐 선발이라는 고된 과정을 겪지 않으신 분들은 말을 마시라.


서유럽이 아니면 어떻고, 미국과 캐나다를 다녀온 적 있으면 또 어떤가? 몰렸다 살아나면 다들 이렇게 되는 법이다. 만사가 다 너그럽고, 모두가 어여쁜, We are the World!


배 밖으로 나온 간을 추스를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그것으로 여행 준비 절반이 끝났다. 그날 후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난 자유시간에 그룹원들과 함께 가 볼 곳과 먹을 간식, 카페 등을 찾느라 집 나간 며느리처럼 종일 부산을 떨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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