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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계가 어제의 시계보다 빠르다-시간의 수수께끼

《나우, 시간의 물리학》

by 콩코드


‘지금’이라고 말하는 순간 ‘지금’은 이내 과거가 되고 만다. 이런 형국에 '지금'은 측정은커녕 정의하기조차 버겁다. 아니 불가능하다. '시간의 흐름'은 또 어떤가? 시간이 흐른다고 할 때 그 흐름은 지금의 움직임인가? 시간은 지금을 거쳐 흘러가는 것인가?



아인슈타인이나 스티븐 호킹 같이 내로라하는 물리학자들이 포기했거나 애써 외면한 '지금'과 '시간의 흐름'이라는 개념에 도전장을 던진 물리학자가 있다. 실험 물리학자인 리처드 뮬러다. 뮬러가 '지금'은 물론 '시간의 흐름'을 알 수 있다고 장담하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그는 빅뱅 후 50만 년 경 아기 우주가 방출한 우주 마이크로 배경 복사를 관측해 ‘시간의 시작’을 측정했고, 초신성 관측으로는 우주의 가속 팽창을 발견해 ‘시간이란 끝이 없음’을 밝혀냈다. 자신할 만하다. 나아가 뮬러는 '열역학적 시간의 화살'과 '심리적 시간의 화살'이 수명을 다했다고 보고 우주가 팽창하는 시간의 방향인 '우주론적 시간의 화살'이라는 이론을 제시하기도 했다.



참고로 '열역학적 시간의 화살'은 무질서도나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시간의 방향을 가리키고, '심리적 시간의 화살'이란 우리가 시간이 흐른다고 느끼는 방향, 곧 미래가 아니라 과거를 기억하는 방향을 말한다. 심리적 시간의 화살은 열역학적 시간의 화살과 같은 방향을 취한다.




뮬러에게 '지금'은 팽창하는 시간의 최전방을 의미한다. 빅뱅이 일어났을 때 공간뿐만 아니라 시간도 생겨났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우주가 팽창하면서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내듯 새로운 시간도 만들어낸다. 여기서 팽창하는 시간의 제일 끝 가장자리가 '지금'이라고 부르는 순간이다. 끊임없이 생성되는 새로운 '지금'이 모여 '시간의 흐름'을 구성한다. 알 듯하다가도 모르겠는 순간, 이건 어떤 의미의 지금인지?



찬찬히 읽다 보면 읽는 맛이 난다. 거대한 우주가 우리 상상 속에 들어오는 기회란 그렇게 많지 않다. 너무 다람쥐 쳇바퀴 돌듯 산 것만 같을 때 우주 관련 서적을 읽어보자. 쓸데없이(!) 웅장해진다. 짜릿한 느낌은 별책부록이다. 더 있다. 가끔 꿈이라도 꾸자는 마음이 들면 가슴이 잔뜩 부푼다. 한낮의 스트레스? 한방에 날아간다. 병원이 따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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