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한 개인보다 용인한 조직이 더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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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 외치면 되는 세상
집단으로 청렴 구호를 들고 무대로 나가 외치면 청렴해질까? 그렇다면 백번이고 나라도 네거리에서 목청껏 외치겠다. 궁리를 하고 기획하는 건 좋다. 이에는 전제가 있다. 기획의 목적이나 목표를 간과해선 안 된다는 것. 청렴을 아무리 외쳐도 그 외침으로 거기 모인 사람들이 하루아침에 청렴한 인물로 바뀌지 않으리라는 걸 그 현장을 기획한 사람부터 잘 알지 않는가.
두말할 나위 없이 청렴은 그 기반이 되는 제도를 손질하는 것에서 비롯한다. 그것 없는 모든 행위는 변죽만 울리는 것에 그치기 십상이다. 단순히 구호를 외치는 것으로 달성될 문제라면 아주 오래전에 온 천지가 둘도 없이 청렴한 세상이 되었을 것이다. 자신을 속여가며 사실을 숨기는 행위, 그것부터 대단히 청렴하지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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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핀트가 어긋나니 계속 갈지자
급기야는 공개리에 사람들의 성격유형까지 수집. 각 개인의 엠비티아이가 청렴과 어떻게 결부되는지 모르겠다. 한 가지 확실히 아는 사실은 있다. 수집 행위가 개인정보보호법에 위반된다는 것.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직/간접적 기록이 개인정보에 해당한다. 사사로이 개인정보를 수집한 것부터 대단히 위험천만한 일인데, 이에서 나아가 단톡에 부쳐 각자가 자기 성격을 테스트하고 그 결과를 올리게 강제한 행위는 더 크게 비난받아 마땅하다. 이해를 돕기 위해 관련 기사를 링크한다.
한 번 방향을 잃으면 걷잡을 수 없다. 자신의 행위가 우리 모두를 위한 것이라는 지독한 착각이 들러붙기 때문이다. 보여주기식 행위를 강력히 규탄하던 자가 같은 행위를 버젓이 벌이는 것, 이보다 더한 모순, 언어도단이 없다. 이를 제어할 컨트롤 타워가 사실상 부재한 것, 오늘 이곳의 현주소다. 누굴 탓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