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이 밖에 나갔다. 한 시간 만에 들어오더니 책상에 뭔가를 냅다 던진 모양이다. 탁. 넓은 사무실에 부딪히는 소리가 울려 퍼지려면 어떤 식으로 던져야 하는지 다들 아실 터다. 뭐가 못마땅해서 공책 크기만 한 업무수첩을 던졌는지는 모르겠다. 연이어 컵 소리와 의자 끄는 소리, 종이 넘기는 소리로 요란하다. 다 그○이 낸 소리다.
도대체 예의범절이라고는 모르는 인간이다. 남이야 귀에 거슬리든 말든 상관하지 않는 그○ 에겐 정말로 생물학적 사망만이 유일한 해결책일 것만 같다. 생전에 사람의 언행으로 이렇게 치가 떨린 적이 없었다. 애써 타이르는 말조차 들어 먹지 않는 인간도 첨 봤다.
모든 악행이 결국 본인에게 돌아간다는 말 틀리지 않는다. 그래서 다들 웬만하면 남을 해코지하려 들지 않는다. 남을 불편하게 만들지도 않는다. 하지만 그○은 상식을 훌쩍 뛰어넘었다. 제멋대로다. 공중도덕? 개에게 줘 버렸다. 염치? 말아 드셨다. 사례? 몇 가지만 투척한다.
수십 명이 일하는 사무실에서 큰소리로 코 풀기는 예사. 하루에도 여러 번 그 짓을 한다. 얼마나 더러운지 진득한 콧물 덩어리가 꼬박 연상될 정도다. 소리? 산에 메아리 울리 듯한다.
신발 끌기는 그○ 당할 자 없다. 제 책상에서 사무실 문 앞까지 고작 6미터 바닥에 짝짝 신발 끄는 소리 우렁차다. 다시 문 열고 들어와 제 책상까지 가는 그 거리도 사정은 마찬가지.
이 닦기? 도대체 봐줄 수 없다. 제 책상머리서부터 치약을 묻힌 칫솔로 이를 닦으며 이동한다. 소리? 찰지다. 거품이 입 밖으로 삐져나오는 와중에도 이 닦기에 여념이 없다. 역겹기로치면 최상급.
지난해 8월 이후 거의 하루도 빠지지 않고 계속되는 그○ - 미안하다. 이제 밝힌다. 놈이 아니다. - 의 루틴이다. 거짓말인지 아닌지 궁금하시면 언제든 여기로 오시라. 언제든 현장을 참관할 기회를 드리겠다. 연락 주시면 바로 주소 찍어드린다.
기왕이면 오전 9시, 10시, 오후 2시, 오후 4시에 오시면 좋겠다. 오전 9시엔 코 풀기 신공을 보실 수 있다. 오전 10시와 오후 4시엔 그○ 이 시발 끄는 모습을 직관하기 좋다. 오후 2시? 점심 식사 후다. 물론 한참 지난 시간이지만 그○ 은 꼭 그 시각에 이를 닦는다. 찰진 소리와 역겨운 거품의 향연을 몸소 체험하실 수 있다.
이런 일로 호객행위 할 줄 나 꿈에도 몰랐다!그리고 본식은 아직 멀었다. 애피타이저의 아주 일부다.
사진, 잘못 골랐다. 저렇게 예쁘지 않다. 아무튼 사진 출처는 픽사베이다. 다음엔 더럽게 코 푸는 사진 꼭 부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