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소란스러운 맛보다 조용히 스며드는 맛이 필요할 때가 있어요. 그럴 때 봉골레 파스타는 제격이죠. 조개가 입을 열며 전해주는 그 바닷바람 같은 맛, 마늘과 올리브유가 만드는 은근한 향의 파도. 한 입 먹으면, 어느새 이탈리아의 작은 항구 마을에 와 있는 듯한 기분이 들어요.
먼저, 조개는 소금물에 담가 모래를 빼 주세요. 이 작업은 조금 귀찮을 수 있지만, 깔끔한 맛을 위한 작은 정성이죠. 한 30분 정도 두면 조개가 스스로 정돈돼요. 그 사이, 마늘을 얇게 썰어두고 페퍼론치노도 몇 개 준비해 둡니다. 파스타 면은 소금이 넉넉히 들어간 물에 알단테로 삶아주세요. 면 삶는 그 짧은 시간도, 왠지 설레는 준비의 순간처럼 느껴지죠.
달군 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마늘과 페퍼론치노를 볶아 향을 낸 뒤 조개를 넣고 볶습니다. 이때 화이트와인을 붓고 뚜껑을 덮으면, 조개가 하나 둘 입을 열기 시작하죠. 그 모습이 꼭, 마음을 조금씩 열어가는 것 같아 늘 지켜보게 돼요.
조개가 다 익으면 삶은 면을 넣고 섞고, 면수를 한두 스푼 넣어 농도를 조절합니다. 마무리는 이탈리안 파슬리 조금, 그리고 간이 필요하다면 소금 살짝.
이제 그릇에 담으면 완성이에요. 담백하고도 깊은 맛, 조개의 바다 향과 와인의 은은한 풍미가 어우러져, 한입 한입이 참 조용한 위로 같아요. 요란하지 않지만 강하게 기억되는 맛이죠.
오늘 같은 날엔, 봉골레 파스타 한 그릇이면 충분합니다. 그 속에 담긴 바다와 햇살, 그리고 여유를 함께 음미해 보세요.
[재료] (2인분 기준)
스파게티 면 180g
바지락(조개) 400g
마늘 4~5쪽 (슬라이스)
페퍼론치노 3~4개 (또는 건고추 약간)
올리브유 3큰술
화이트와인 1/3컵
파슬리 (다진 것) 약간
소금 약간
면수 (파스타 삶은 물) 2큰술
[양념 포인트]
올리브유 + 마늘 + 페퍼론치노로 향을 내고
화이트와인으로 조개의 풍미를 끌어올립니다.
간은 면수와 소금으로 조절하세요.
[요리 순서]
1. 조개 해감
바지락을 소금물에 담가 30분 정도 해감시킨 뒤, 깨끗이 헹굽니다.
2. 면 삶기
물에 소금을 넉넉히 넣고 스파게티 면을 알단테로 삶아줍니다. 면수는 따로 2큰술 정도 덜어 둡니다.
3. 향내기
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마늘, 페퍼론치노를 약불에 볶아 향을 냅니다.
4. 조개 익히기
해감한 조개를 넣고 살짝 볶다가 화이트와인을 붓고 뚜껑을 덮습니다.
조개가 입을 벌릴 때까지 중불에서 익혀주세요.
5. 면과 합치기
삶은 면과 면수를 넣고 잘 섞으며 볶아줍니다.
기호에 따라 소금으로 간을 맞춥니다.
6. 마무리
불을 끄고 다진 파슬리를 뿌린 뒤, 접시에 담아 완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