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융프라우는 대다수분들에게 인생 버킷리스트 같은 존재감을 뿜어냅니다. 자연에 압도되어 할 말을 잊었다는 후기에서부터 정상에서 먹은 라면 맛이 너무 좋았다는 애교 섞인 평가까지 참 다양한 느낌이 살아있는 곳인데요. 그만큼 그곳 풍광이 예사롭지 않다는 뜻일 테고요. 현장에서 느끼는 감상의 층위가 사람과 계절마다 다 달라서 가고 또 가도 다시 가보고 싶은 곳이라는 말이 맞습니다. 눈에 다 담기에는 워낙 광활해서 힘들겠지만 최대한 집중해서 가득 담아보겠습니다. 사진은 덜 찍을 작정입니다.
우린 파리 2일 차 오전에 루브르 박물관에 들르는 이틀간의 파리 일정을 마치고 테제베에 올라 벨포르(또는 뮐루즈)를 거쳐 인터라켄으로 이동합니다. 인터라켄에서 하루(2일 차)를 묵고 3일 차 아침에 인터라켄 동역에서 산악열차를 타고 융프라우에 오르는 일정이 유력합니다. 일단 옷차림이 문제인데요. 경량패딩을 챙겼고, 기모가 든 청바지를 따로 준비했습니다. 선글라스와 모자, 목도리도 기왕에 캐리어에 담았습니다. 고산병 약을 꼭 챙기라는 조언대로 젤리 형태의 약구입을 부탁해 놓았습니다.
융프라우 등정 후 주변 얼음 궁전과 스핑크스 전망대를 찾을 계획인데요. 거기서 밀라노로 이동, 3일 차 저녁을 맞습니다. 4일 차에는 아침부터 베로나로 이동합니다. 이렇게 보니까 2일 차 오전에 루브르 박물관 관람을 마치면 스위스 인터라켄으로 이동해서 거기서 1박을 하고, 3일 차 오전 역시 융프라우 등정 후 밀라노에서 1박을 하는 일정이 전부입니다. 2일∼3일 차는 이동에 시간을 소비하는 형국입니다.
건강 관리도 중요하지만 중간 기착지 곳곳에서 즐길 만한 것들을 따로 찾아봐야 할 거 같습니다. 2, 3일 차 감상 포인트는 주로 대자연이 될 터라 가벼운 음료나 과일, 혹은 디저트를 주 소비 품목으로 정했는데요. 스위스 국민음료라는 리벨라는 꼭 마셔봐야겠습니다. 맛은 소화제 느낌이라는데, 글쎄요? 오리지널을 추천받았습니다. 혹 기착지 주변에 과일가게가 있다면 독특한 모양의 딸기는 꼭 맛볼 생각입니다. 초콜릿으로 유명한 스위스지만 초콜릿은 스위스에서만 먹으라는군요. 포장했다가는 그만 다 녹아버린다고. 각양각색의 초콜릿을 상자에 예쁘게 담아 나눠 줄 생각에 부풀었다가 집에 와서 풀어보고는 당황한 경험 다들 있으시죠?
환전은 넉넉히 했는데 비자 혹은 마스터 카드의 해외결재 승인을 아직 못했네요. 카드는 사용하지 않으려 하지만 혹시나 싶어서 챙겼습니다. 그 흔한 이유. 현금이 부족할 경우를 대비해서죠. 이번엔 살 게 있기도 하고, 선물도 좀 챙겨야 할 거 같고요.
내년에 1년 정도 유럽에 나가 있을 계획입니다. 주요 도시에 한 달씩 머물며 보고 들을 작정입니다. 이번 여행이 유럽으로 잠시 거처를 옮기기 전 전초전이라고 봐도 무방핫 듯합니다. 기왕이면 유럽의 구석구석을 살피려 하는데 잘 될지 모르겠습니다. 아침, 저녁으로 호텔 주변에 세밀히 관찰할 생각이라 개인적으로도 일정이 빡빡할 거 같습니다. 이상 서유럽 2, 3일 차 감상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