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편 위령공(衛靈公) 제16장
공자가 말했다. “‘어떡하지, 어떡하지’를 되뇌지 않는 사람은 나도 어떡할 수가 없다.”
子曰: “不曰如之何如之何者, 吾末如之何也已矣
자왈 불왈여지하여지하자 오말여지하야이의
인간미 넘치는 공자의 유머감각을 엿볼 수 있는 장입니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스스로 그 해법을 찾기 위해 고민하지 않는 사람은 구제불능이라는 메시지를 ‘어떡하지(如之何)’라는 구어 표현을 세 차례 반복하며 정감 있게 담아냅니다.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고 주변에 항상 신세를 끼치는 사람을 요즘 표현으로 ‘민폐 캐릭터’라고 합니다. 매번 악당의 과녁이 돼 “도와줘요, 뽀빠이”를 입에 달고 사는 올리브나 나름 혼자 문제해결하겠다고 나서지만 언제나 도라에몽에게 설거지거리만 안겨주는 노진구가 대표적입니다.
하지만 둘 사이에 차이가 존재합니다. 천진난만한 올리브는 자신의 그런 처지에 대한 고민이 일절 없습니다. 반면 노진구는 “어떡하지, 어떡하지”라며 고민을 거듭합니다. 공자의 관점에서 보면 올리브는 구제불능이지만 노진구는 희망적 인물입니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보려고 고민하고 노력하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인생을 살다 보면 의외로 그런 민폐 캐릭터를 많이 만납니다. 갈수록 많은 사람들이 그런 인물에 대한 불편함을 호소합니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 몫까지 함께 짊어지고 가야 하는 것이 우리네 인생사입니다. 영국 록밴드 홀리스의 ‘He Ain't Heavy, He's My Brother'처럼 우리는 예수와 같은 성인이 아닐지라도 그 누군가를 십자가처럼 짊어지고 갈 운명입니다.
그렇다고 누군가가 자신의 십자가 될 거라고만 생각하지 마십시오. 거꾸로 당신이 누군가에게 무거운 짐이 되는 순간도 어김없이 찾아옵니다. 그럴 때 당신은 캐릭터가 될 건가요? 뽀빠이가 사랑하는 올리브처럼 그 사람의 존재 자체가 기쁨이 되는 사람이 못된다면 노진구처럼 자신이 남의 짐이 되는 것을 고민하고 더 주체적 삶을 살려고 노력하는 존재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