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편헌문(憲問)제38장
자로가 석문(石門)에서 잤다. 신문(晨門)이 말했다. “어디서 오시오?” 자로가 말했다. “공씨네 댁에서요.” 문지기가 말했다. “불가능한 줄 알면서도 하려는 그 사람 말이요?”
子路宿於石門. 晨門曰: “奚自?”
자로숙어석문 신문왈 해자
子路曰: “自孔氏.”
자로왈 자공씨
曰: “是知其不可而爲之者與?”
왈 시지기불가이위지자여
석문(石門)은 돌문을 뜻하는 게 아니라 지명입니다. ‘춘추좌전’ 노은공 3년조에 따르면 제나라와 정나라 제후가 만나서 맹약을 맺은 장소이니 노나라와 가까운 제나라 서남쪽 변경지대로 추정됩니다. 신문(晨門)은 새벽과 저녁에 성문을 여닫는 임무를 맡은 사람을 말합니다. 자로가 석문에서 하룻밤 묶고 다음날 새벽(晨) 그 관문을 통과할 때 문(門)을 열어 준 문기기의 이름을 대신 삼은 것입니다.
춘추전국시대에는 벼슬을 살다가 은퇴한 현자들이 문지기를 맡는 경우가 종종 있었던 것 같습니다. 공자를 “불가능한 것을 알면서도 하려는 자”라고 평한 이 문지기 또한 현자였지만 이름을 알 수 없기에 직함에 해당하는 신문으로 부르게 된 것입니다. 헌문 편 제39장에 등장하는 ‘삼태기 짊어진 사람’을 뜻하는 하괴자(荷蕢者), 미자 편 제5장에서 공자가 탄 수레에 접근한 초나라 광인 접여(接輿), 미자 편 제7장에서 대바구니를 매단 지팡이를 짊어진 노인을 뜻하는 장인(丈人)과 비슷한 호칭입니다.
논어 주석서의 상당수는 신문이 도가 계열의 은자(隱者)여서 공자의 진가를 몰라서 한 발언이라고 주장합니다. 과연 그럴까요? 저는 공자를 돈키호테에 즐겨 비유합니다. 그 돈키호테를 주인공으로 삼은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데일 와서맨 대본, 작사 조 데리온, 작곡 미치 리)의 주제곡 ‘이룰 수 없는 꿈(Impossible Dream)’을 들어보셨나요?
그 가사는 이렇습니다. ‘이룰 수 없는 꿈을 꾸고/ 이길 수 없는 적과 맞서 싸우고/ 참을 수 없는 슬픔을 견디고/ 용자도 엄두 못 내는 곳을 향해 달리고/ 바로잡을 수 없는 잘못을 바로 잡고/ 저 멀리 순수함과 순결함을 사랑하고/ 팔이 천근만근이어도 도달할 수 없는 별을 향해 팔을 뻗치는 것/ 이것이 내가 추구하는 것/ 그 별을 따르리라/ 아무런 희망 없어도/ 아무리 멀어도/ 정의를 위해 싸우리라/ 의문이나 주저함 없이/ 기꺼이 지옥으로 행군하네/ 천국의 이상을 위하여…’
이야말로 약육강식의 춘추시대를 살면서 공자가 꿈꾼 군자의 길이 아니면 무엇이겠습니까. 비록 그것이 아무런 희망이 없고,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다 하더라도, 심지어 불가능할지언정 결코 포기할 수 없었던 공자의 꿈 아니었겠습니까. 그렇기에 천하 기재의 손가락질을 받으며 처절히 실패했지만 불사조처럼 살아나서 중국 최고의 인물로 추앙받게 된 것 아닐까요?
그런 점에서 신문은 단순히 공자의 실패만 내다본 것이 아니라 궁극적 승리까지도 예측했다고 감히 말할 수 있습니다. 공자야말로 마치 그리스 신화 속 시시포스처럼 이룰 수 없을 것을 알면서도 그걸 이루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 했기에 밤하늘에 빛나는 별이 됐기 때문입니다. 아래 ‘이룰 수 없는 꿈’의 가사 원문을 병기하고 브로드웨이 뮤지컬 공연의 동영상도 링크해뒀으니 함께 음미해보시기를.
To dream the impossible dream
To fight the unbeatable foe
To bear with unbearable sorrow
To run where the brave dare not go
To right the unrightable wrong
To love pure and chaste from afar
To try when your arms are to weary
To reach the unreachable star
This is my quest
To follow that star
No matter how hopeless
No matter how far
To fight for the right
Without question or pause
To be willing to march, march into hell
For that heavenly cause
And I know
If I'll only be true
To this glorious quest
That my heart
Will lie peaceful and calm
When I'm laid to my rest
And the world will be better for this
That one man, scorned and covered with scars
Still strong with his last ounce of courage
To reach the unreachable, the unreachable
The unreachable star
Yeah, and I'll always dream
The impossible dream
Yes, and I'll reach
The unreachable star
https://www.youtube.com/watch?v=wb2r_qexbm4&list=RDwb2r_qexbm4&start_radio=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