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들고, 웃고, 취할 때 먼저 생각하라

14편 헌문(憲問) 제13장

by 펭소아

공자가 공숙문자에 대해 공명가에게 물었다. “정말인가요? 그분이 말하지 않고, 웃지 않고, 취(取)하지 않았다는 것이?”

공명가가 대답했다. “고한 사람이 과장한 것입니다. 그분은 때가 된 다음에 말하기에 사람들이 그 말을 싫어하지 않고, 즐겁게 된 연후에 웃기에 사람들이 그 웃음을 싫어하지 않고, 의로운 연후에 취하기에 사람들이 그분이 취하는 것을 싫어하지 않는 것입니다.”

공자가 말했다. “그렇단 말이지요? 어쩜 그럴 수 있을까요!”


子問公叔文子於公明賈. 曰: “信乎? 夫子不言, 不笑, 不取乎?”

자문공숙문자어공명가 왈 신호 부자불언 불소 불취호

公明賈對曰: “以告者過也. 夫子時然後言, 人不厭其言. 樂然後笑, 人不厭其笑. 義然後取, 人不厭其取.

공명가대왈 이고자과야 부자시연후언 인불염기언 낙연후소 인불염기소 의연후취 인불염기취

子曰: “其然? 豈其然乎!”

자왈 기연 개기연호


공숙문자(公叔文子․본명은 공숙발)는 앞서 살펴본 위(衛)나라의 집정대부였습니다. 위령공과 할아버지가 같은 명문가 출신으로 위령공이 질투할 만큼 부유했지만 교만하지 않았고 그 재산을 널리 베풀 만큼 넉넉한 인품의 소유자였습니다. 그래서 두루 신망이 높았기에 누군가 “말하지 않고(不言), 웃지 않고(不笑), 취하지 않는다(不取)”는 3불론으로 포장한 말이 널리 퍼진듯합니다.


집정대부에 있는 사람이 어찌 그럴 수 있을까, 공자가 궁금해 위나라 출신의 공명가에게 묻습니다. 공명가에 대해선 위나라 출신이란 것 외엔 기록이 등장하질 않습니다. 공명가는 그 말이 과장됐다고 말합니다. 공숙문자 역시 말하고 웃고 취하되 타이밍이 적절할 때 말을 꺼내고, 가식적인 웃음을 짓지 않으며, 의로움에 대한 합당한 몫일 때만 취한다고 설명합니다.


이를 두고 성인(聖人)의 경지 운운하는 주석은 지나친 것입니다. 그저 현명하게 처신을 잘한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그 말에 대한 공자의 반응에 대해서 공숙문자가 성인의 반열에 오를만한 사람이 아니기에 의문을 제기한 것이라는 해석도 과한 것입니다. 이웃나라 집정대부의 현명한 처신에 대해 의례적 칭찬을 한 것에 불과합니다.


반대로 공숙문자가 말하지 않고, 웃지도 않고, 취하지도 않으면서 위나라 재상의 역할을 수행한다면 성인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할 만합니다. 몸가짐을 공손히 하고 바르게 남쪽을 바라보고 앉아 있던 것만으로 천하를 다스린 순임금의 무위(無爲)의 통치(15편 위령공 제5장)에 근접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를 확인한 공자는 공숙문자가 그 정도 반열에 오른 것이 아님을 발견하고 “오, 그 정도도 참 대단한 것이지”라고 찬사를 보낸 것이라고 봐야 합니다.


저희 같은 소인은 감히 순임금 같은 성인의 반열을 넘볼 순 없지만 공숙문자 같은 군자의 처신은 본받을 만합니다. 따라서 말을 꺼낼 때 타이밍이 적절한지 살피고, 억지웃음을 짓지 않으며, 정당한 몫이 아니라 생각되면 그 수령을 사양하는 법을 염두에 두고 살아갈 필요가 있습니다. 공자의 반응은 이를 격려하기 위한 추임새라고 봐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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