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개월, 36개월, 7년 그리고 30년

13편 자로(子路) 제29장

by 펭소아

공자가 말했다. “훌륭한 인물이 백성을 교화한지 7년이 되면 전쟁에 내보내도 된다.”


子曰: “善人敎民七年, 亦可以卽戎矣.”

자왈 선인교민칠년 역가이즉융의



자로 편에서는 통치기간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뒤에 나오겠지만 공자는 자신이 통치하게 되면 한 달 안에 가시적 성과를 낼 수 있고 3년이면 성공으로 보답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또 어진 임금이란 평가를 받으려면 최소 한 세대(30년)의 세월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여기선 백성을 이끌고 제대로 된 전쟁을 치르려면 7년의 교화 기간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공자는 무력이 아니라 문덕을 강조한 사람입니다. 따라서 여기서 전쟁은 침략전쟁이 아니라 외부로부터 대규모 침략전에 대한 방어전 아니면 주나라의 종법질서를 무너뜨린 제후국을 응징하기 위한 전쟁을 말한다고 봐야 합니다.


또 앞 장에서 언급했듯 여기서 교(敎)는 단순히 군사훈련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백성을 덕으로 감화시키고 예를 통해 기율과 화합을 이루게 함으로써 목숨이 오가는 전쟁터에서도 통치자의 지휘와 명령을 믿고 따르며 일사불란하게 행동하게 할 수 있어 싸워 볼만하다는 뜻입니다.


일찍이 공자는 정치의 3가지 핵심 요소로서 백성을 먹여 살리는 것(足食), 국방을 튼튼히 하는 것(足兵), 백성의 믿음을 얻는 것(民信)을 꼽았습니다. 또 그 중요도를 민신(신뢰), 족식(경제), 족병(국방)의 순서로 꼽았습니다(12편 ‘안연’ 제7장).


‘성공하는 사람들의 일곱 가지 습관’의 저자인 스티븐 코비는 중요성과 시급성을 기준으로 4가지 일을 구별하며 그 처리 순서를 다음과 같이 정하라 했습니다. 중요하면서도 시급한 일, 중요하지만 시급하지 않은 일, 중요하지 않지만 시급한 일, 중요하지도 시급하지도 않은 일.


이를 참조해 정치의 3가지 핵심 요소의 처리 순서를 생각해봅니다. 첫째로 중요하면서 시급한 일은 아마도 족식일 것입니다. 백성을 먹여 살리는 일은 중요하기도 하지만 가장 빨리 처리해야 할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그다음으로 중요하지만 시급하지 않은 일이 뭘까요? 백성의 신뢰를 얻는 민신일 겁니다. 사실 가장 중요한 일이지만 장기간에 걸쳐서 획득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이 족병이니 역시 중요하긴 하지만 셋 중에서 꼴찌의 중요도를 지녔고 외적이 당장 쳐들어오지 않는 한 화급을 다투는 일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공자가 말한 1개월, 3년(36개월), 7년, 30년이란 세월을 여기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요? 앞에서 검토한 처리 순서에 따르면 각각 족식, 민신, 족병의 순서가 도출됩니다. 즉 당장 백성을 먹여 살릴 방도를 한 달 안에 제시하고, 3년에 걸쳐 신뢰를 획득해 백성의 교화가 가능해지면 7년 뒤쯤은 전쟁을 벌여도 무리가 따르지 않게 된다. 단 임금으로서 성군 소리를 들으려면 그런 상황을 30년간 지속시킬 수 있어야 한다. 이제 분명해지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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