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편 자로(子路) 제6장
공자가 말했다. “몸가짐이 바르면 명령을 내리지 않아도 행해지고, 몸가짐이 바르지 않으면 명령을 내려도 따르지 않는다.”
子曰: “其身正, 不令而行. 其身不正, 雖令不從.”
자왈 기신정 불령이행 기신부정 수령부종
‘나는 바담 풍해도 너는 바람 풍해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옛날 한 서당의 훈장이 혀가 짧아서 ‘바람 풍(風)’ 한자를 가르칠 때 ‘바담 풍’으로 발음해 제자가 똑같이 따라 하자 했다는 말입니다. 자신은 잘못하면서 남에게 잘하라고 하는 사람을 풍자하는 표현입니다. 지도자의 솔선수범의 중요성을 강조한 이 장에서의 공자 가르침에 부응합니다.
앞에 나온 자로 편 13장의 내용과 공명합니다. “진실로 몸가짐을 바르게 할 수 있다면 정치를 하는데 무슨 어려움이 있겠는가? 몸가짐을 바르게 할 수 없으면서 어찌 다른 사람을 바로 잡을 수 있겠는가?” 둘 다 ‘정자정야(政者正也) 테마’의 변주입니다.
정자정야 테마를 도덕과 정치를 합일시키려는 도덕정치의 메시지로 해석하는 것은 마키아벨리가 등장하기 이전의 전근대적 해석이라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정치인이 반드시 도덕군자일 필요는 없지만 최소한 도덕적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메시지로 해석하는 것이 현대적입니다.
실제 ‘정치인이면 몸가짐을 바르게 하라’는 공자의 단순한 명제를 정치에서 도덕의 최대화로 해석하는 게 과도한 해석 아닐까요? 오히려 정치에서 최소한의 도덕적 금도는 지키라는 최소주의적 해석이 더 적절하지 않을까요? 특히 정자정야 테마를 한국적 ‘내로남불 정치’에 대한 비판 테제로 풀어낼 때 ‘몸가짐이 바르지 않으면 영이 서지 않는다’는 이 장의 메시지가 더 절실하게 다가섭니다. 대단한 도덕군자가 되라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보기에 남부끄럽지 않을 정도의 도덕적 일관성을 유지해 달라는 주문이 그렇게 어려운 것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