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의 출발점

12편 안연(晏然) 제16장

by 펭소아

공자가 말했다. “군자는 다른 사람의 미덕은 꽃피게 해주고, 악덕은 성글지 못하게 해야 한다. 소인은 그와 반대로 한다.”


子曰: “君子, 成人之美, 不成人之惡. 小人反是.”

자왈 군자 성인지미 불성인지악 소인반시



군자는 눈썰미가 좋은 사람입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의 미덕이 무엇이고, 악덕이 무엇인지를 잘 간파합니다. 거기서 더 나아가 그 미덕이 더욱 빛을 발하게 하고 악덕은 어그러지게 해야 한다는 것이 공자의 가르침입니다. 그런 점에서 군자는 백성의 미덕은 환하게 비춰주고, 악덕은 시들게 만드는 태양 같은 존재라고도 할 수 있을 겁니다.


여기까진 수긍이 갑니다. 문제는 “소인은 그 반대”라는 구절입니다. 소인은 못난 소인배가 아니라 그저 평범한 보통사람이라는 제 해석이 벽에 부딪히는 느낌이 듭니다. 하지만 보통사람들이 다른 사람의 장점과 단점에 어떻게 대응하는가 곰곰이 생각해보면 반드시 그렇게 단정할 순 없습니다.


다른 누군가를 깊이 사귀지 않을 때 평범한 사람들은 타인의 약점과 단점부터 보기 마련입니다. 우리 속담에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뭔가 더해졌을 땐 잘 모르다가 부족해지면 바로 알아채는 게 인지상정이란 소리입니다. 또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속담처럼 남이 잘 되는 것에 대한 원초적 질투심이 우리 뱃속에 똬리를 틀고 있는 것 또한 부인하기 힘듭니다.


군자는 그런 평범한 사람들의 좁은 소견머리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여러 사람을 이끌고 가려는 리더십을 발휘하려면 타인의 장점을 존중할 줄도 알아야하고 단점은 공개적으로 비판해 망신을 주기보다는 그것을 고칠 수 있게 잘 타이르고 유도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것이 다른 사람을 넉넉히 자기 안에 품을 수 있는 덕(德)의 출발점인 것입니다.


이런 덕의 발현은 '안연' 편 17장에서 언급된 ‘솔이정(率以正)’과 연결됩니다. 유덕한 군자는 다른 사람의 단점과 약점을 꼬집어 지적하기 보다는 스스로 모범이 됨으로써 스스로 부끄러워 단점과 약점을 고치도록 유도합니다. 소인의 모범이 되는 사람이 군자라면 군자의 모범이 되는 사람이 성인입니다. “정치를 덕으로써 하는 것은 비유하자면 북극성이 제 자리를 지키고 뭇별이 그를 둘러싸고 도는 것과 같다”고 한 공자의 발언(‘위정’ 편 제1장)이 가리키는 바입니다. 군자가 행성의 중심이 되는 항성(별)이라면 성인은 그런 별들의 중심이 되는 북극성에 비견할 수 있는 겁니다. 그러니 덕치의 실현자인 성인은 만백성의 중심이 되고 지침이 되는 존재여야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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