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로운 척 말만 잘하는 사람

11편 선진(先進) 제20장

by 펭소아

공자가 말했다. “논리가 돈독하면 그를 지지하게 된다. 그 사람이 과연 군자다운 사람일까 아니면 겉모습만 그럴듯한 사람일까?”


子曰: “論篤是與. 君子者乎? 色莊者乎?”

자왈 론독시여 군자자호 색장자호



되풀이해 말하지만 공자는 말 잘하는 사람을 싫어한 것이 아니라 언행일치가 이뤄지지 않는 사람을 싫어한 것입니다. 이 장의 내용도 그 연장선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누군가 논리 정연하게 이야기를 풀면 누구나 그의 말에 귀 기울이게 되고 승복하게 됩니다. 공자가 이를 부인한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저는 원문에서도 쉼표가 아니라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공자는 거기서 판단을 멈추지 말고 하나를 더 고려해보라고 권한 것입니다. 과연 그가 말한 것을 실천에 옮기는 군자인지 아니면 겉모습만 그럴듯한 속물(향원)인지.


향원은 입만 열면 옳고도 바른말만 하지만 뒷구멍으로 호박씨 까는 사람입니다. 겉모습은 전형적인 도덕군자인데 알고 보면 자기 잇속 챙기기 급급한 인물입니다. 한국에서 말하는 ‘내로남불’의 화산입니다. 17편 양화(陽貨) 제12장에 나오는 색려내임(色厲內荏)한 사람입니다. 아랫사람에겐 추상같고 윗사람에겐 봄바람 같은 사람, 약자에게 강하고 강자에게 약한 사람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공자는 말 잘하는 사람을 미워한 것이 아니라 말만 잘하는 사람을 미워한 것입니다. 말만 앞세우고 실천이 뒤따르지 않아 언행일치가 되지 않는 사람입니다. 윗사람에게 잘 보이려고 달콤한 말과 충직한 낯빛을 연기하는 교연영색에 능한 사람입니다. 배운 걸 왜곡해 세상을 속이는 곡학아세를 일삼는 사람입니다. 한마디로 진실되지 못한 말로 윗사람에게 아부하고 세상을 속이는 자, 공자가 그토록 미워했던 향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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