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편 술이(述而) 제28장
호향 고을 사람들은 말이 안 통했다. 그런데 그 고을 출신 소년이 나타나자 문인들이 의아하게 여겼다.
공자가 말했다. “앞으로 나아가려는 것은 받아주고 뒤로 물러나려는 것은 받아주지 말아야 하거늘 어찌 그리 심하게 군단 말인가? 사람이 자기 자신을 깨끗이 하여 진일보하려 할 때 그 깨끗함을 받아준다고 그 과거를 감싸주는 것은 아니다.”
互鄕難與言, 童子見, 門人惑.
호향난여언 동자현 문인혹
子曰: “與其進也, 不與其退也, 唯何甚? 人潔己以進, 與其潔也, 不保其往也.”
자왈 여기진야 불여기퇴야 유하심 인결기이진 여기결야 부보기왕야
호향이라는 고을은 이름만 놓고 보면 ‘서로 돕는 마을’이란 뜻일 텐데 얄궂게도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들이 사는 곳으로 유명했나 봅니다. 그 고을 출신 동자가 공자를 찾아와 제자 되기를 청하자 제자들 사이에 술렁임이 일었고 이에 공자가 일갈한 내용입니다. 여기서 동자는 20세가 되면 치르는 관례(성인식)를 치르지 않은 제법 큰 소년을 말합니다.
공자 문인의 행동은 연좌제에 해당합니다. 실제 그 사람이 어떠한가는 보지도 않고 그 사람이 속한 집단의 평판으로 그 사람을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공자는 그런 연좌제로 사람을 옥죄어선 안 된다고 말합니다. 설사 그가 속한 집단이 실제 문제가 있더라도 거기서 벗어나 새로운 삶을 살고자 한다면 마땅히 새로운 기회를 열어줘야지 과거의 잘못으로 그의 발목을 잡아선 안 된다고.
잘못을 저지르는 것은 문제가 아니지만 잘못인 줄 알면서도 고치지 않는 것이 문제라는 ‘불탄개과(不憚改過)’ 테마의 변주입니다. 본문의 진퇴(進退)를 오늘날의 관점에서 진보와 퇴영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과거로 퇴보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지만 미래로 진보하려는 것은 환영해야 한다고. 공자가 진보적 혁명가인 또 다른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