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편 공야장(公冶長) 제14장
자로는 하나의 가르침을 듣고 그것을 아직 몸으로 터득하지 못하고 있을 때 새로운 가르침을 들을까 오직 그것만을 두려워했다.
子路有聞, 未之能行, 唯恐有聞.
자로유문 미지능행 유공유문
자로의 개성이 드러나는 생동감이 넘치는 표현입니다. 용맹함을 자부하는 자로가 두려워하는 것은 딱 하나였으니 공자로부터 배운 가르침을 제대로 실행하지 못한 상태에서 새로운 가르침을 듣게 될까 안절부절못했다는 것입니다. 스승의 가르침을 몸에 새기기 위해 애쓰는 자로의 자세를 엿볼 수 있습니다.
하나를 들으면 열을 깨우친 안연이나 둘을 깨친 자공과 비교하면 하나도 제대로 소화 못해 전전긍긍한 귀여운 모습으로 다가섭니다. 다른 한편으론 단순히 머리로 깨치는 것을 넘어 그것을 실천으로 옮기는 데 주력한 궁행실천(躬行實踐)의 화신이었다는 말도 됩니다. 사실 공자도 자신의 이론을 실천으로 옮기지 못하고 있다고 자성했으니(7편 ‘술이’ 제32장) 자로의 이런 자세는 스승인 공자에게 큰 자극을 주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자로의 이런 지행일치(知行一致)와 지행합일(知行合一)의 자세는 최후의 순간까지 이어졌습니다. 주군으로 섬기던 위나라의 집정대부 공회가 인질이 돼 겁박받고 있는 상황에서 의리의 사나이 자로는 환갑을 넘긴 나이에 홀로 적진으로 뛰어들어 고군분투를 펼칩니다. 그러다 갓끈이 끊어지자 “군자는 의관을 정제하고 죽음을 맞아야 한다”며 갓을 바로 쓰고 칼을 맞아 숨졌습니다. 공자가 자로에게 “이익 앞에서 의리를 생각하고, 위험 앞에서 목숨 바칠 수 있으며, 한번 약속한 것을 평생 잊지 않는다면 이 또한 가히 사람답다 할 만하도다”(14편 ‘헌문’ 제12장)라며 줬던 가르침을 최후의 순간까지 실천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