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의 조카사위는 알고 있었다

5편 공야장(公冶長) 제2장

by 펭소아

공자가 남용에 대해 말했다. “나라에 도가 있을 때는 버림받지 않고, 나라에 도가 없을 때에도 형벌은 면할 사람이다.” 그러고는 그를 형이 남긴 딸의 배필로 삼았다.


子謂南容: “邦有道不廢, 邦無道免於刑戮.” 以其兄之子妻之.

자위남용 방유도불폐 방무도면어형륙 이기형지자처지



남용(南容)은 성이 남(南)이고 자가 자용(子容)으로 공자의 조카사위였습니다. ‘중니제자열전’이나 ‘공자가어’에는 그의 본명이 남궁괄이라고 등장합니다. 하지만 남용과 남궁괄 또는 남궁경숙이 동일인이 될 수 없음은 앞서 설명했습니다(14편 ‘헌문’ 제5장).


공자가 남용에 대해 나라에 도가 있을 때는 기용되지 않을 리가 없고 나라에 도가 없을 때도 형벌을 면할 것이라고 한 이유는 11편 ‘선진’ 제5장에서 엿볼 수 있습니다. 남용은 하루 3차례 씩 ‘백규(白圭)’를 되풀이해 읊으며 그 실천에 힘쓴 사람입니다.


백규는 시경 ‘대아’ 편에 실린 ‘억(抑)’이란 노래 중에서 ‘입이 화를 부른다’는 뜻의 구화지문(口禍之門) 내지 구시화문(口是禍門)의 메시지가 담긴 구절을 지칭합니다. ‘흰 옥으로 된 홀에 있는 티는 오히려 갈아 없앨 수 있지만(白圭之玷 尙可磨也)/그대 말속에 있는 티는 그럴 수 없다네(斯言之玷 不可爲也)’라는 구절로 시작해 ‘원한 사지 않는 말 없고, 보답받지 않는 덕 없다네(無言不讎 無德不報)’로 끝나는 대목입니다.


그만큼 남용은 언행에 신중을 기하는 사람이었던 것입니다. ‘위태로운 나라에는 들어가지 않고, 어지러운 나라에는 머물지 않는다. 천하에 도가 있으면 나서고, 도가 없으면 숨는다’(8편 ‘태백’ 제13장)에 충실한 인물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똑같은 군자라 하더라도 ‘견리사의 견위수명(見利思義 見危授命)’을 실천하는 자로나 자장 형의 군자와 결이 다른 군자입니다. 그렇기에 형이 남긴 딸의 배필로 삼은 것입니다. 공자마저 침묵시킨 위험한 발언의 주인공인 남궁괄이 남용일 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여기에는 의미심장한 암시도 숨어있습니다. ‘억’이라는 노래는 ‘백규’에 해당하는 내용만 있지 않습니다. 한 나라를 통치하는 군주라면 향락의 유혹에 넘어가선 안 되며 늘 전란의 위험을 대비해야 하고 백성의 본보기가 될 수 있도록 빈틈없이 덕행을 실천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즉 남용이 매일 3번씩 읊은 노래는 명철보신의 처세술에 대한 노래가 아니라 군왕지도에 대한 노래였으니 남용 또한 군자학의 비의를 꿰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따라서 공자가 남용을 조카사위로 삼은 데는 소수정예만 파악하고 있던 군자학의 비의를 후대에 전하는 역할을 맡기기 위함도 있었다고 봐야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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