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짖듯 말고 호랑이 포효하듯

4편 이인(里仁) 제26장

by 펭소아

자유가 말했다. “군주를 섬김에 있어서 너무 자주 간하면 곤욕을 치르고, 친구 사이에 너무 자주 충고하면 소원해진다.”


子游曰: “事君數, 斯辱矣, 朋友數. 斯疏矣.”

자유왈 사군삭 사욕의 붕우삭 사소의



‘남방공자’ 자유가 남긴 말입니다. 자유는 노나라에서 한동안 벼슬살이를 했고 공자 사후 고향인 오나라로 돌아가 제자를 키워 양자강 이남의 공자로 불렸습니다. 문학을 두고 공문의 라이벌 자하가 말한 “벼슬살 때는 틈나면 학문을 닦고, 학문을 닦다가 여유가 생기면 벼슬 산다”(仕而優則學, 學而優則仕‧19편 ‘자장’ 제13장)의 실천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그의 경험치가 녹아있는 말 아닐까 싶습니다. 벼슬살이할 때 임금에게 간언을 너무 자주 하다 경을 치는 사람을 많이 봤을 것입니다. 또 붕우는 동지로도 해석될 수 있으니 군자학을 배우는 제자로 보면 그들에게 잔소리를 너무 자주 늘어놓으면 반발만 사게 된다로 풀이됩니다. 물론 사제사이가 아니라 친구사이에 적용해도 무리가 없습니다.


조선시대 사대부들은 공자의 말이 아니라 자유의 말이라 하여 이를 너무 간과한 것 아닐까요? 임금이 뜻을 꺾을 때까지 끊임없이 상소와 간언을 일삼았던 것을 보면 말입니다. 핵심은 임금의 잘못을 지적하되 적절한 타이밍에 굵고 짧게 하라는 데 있습니다.


이는 공자의 발언으로도 뒷받침됩니다. 자로가 공자에게 군주를 섬기는 법을 물었을 때 “속이지 말고 대차게 들이받아라(勿欺也, 而犯之‧14편 ‘헌문’ 제22장)”라고 했으니까요. 개가 짖는 듯 간하지 말고 호랑이가 포효하듯 간하라는 것입니다.


친구에게 충고를 너무 자주 하지 말라는 발언도 공자 가르침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자공이 벗에 대해 질문했을 때 공자는 좋은 길로 인도하게 충고하되 “그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멈춰 스스로 욕되지 않도록 하라(不可則止. 無自辱焉‧12편 ‘안연’ 제23장)”고 말한 바 있습니다. 좋은 약은 입에 쓴 법이니 꼭 필요할 순간에 짧고 강하게 처방하는 것에 멈춰야지 너무 잦으면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르는 부작용만 낳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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