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편 이인(里仁) 제23장
공자가 말했다. “스스로 절제하고 단속하고도 실수해 손해 보는 경우는 드물다.”
子曰: “以約失之者, 鮮矣.“
자왈 이약실지자 선의
약(約)은 본디 실로 자루를 조여 매듭짓는 것을 뜻했습니다. 거기서 ‘구속하다’와 ‘약속하다’는 뜻이 파생됐습니다. 실로 꽉 조이면 줄어들기에 ‘가난하다’와 ‘검소하다’는 뜻도 생겨났습니다. 이밖에 ‘요약하다’와 ‘따르다’ 등의 여러가지 뜻도 갖습니다.
‘논어’에서는 크게 2가지 뜻으로 쓰였습니다. 첫째는 묶다, 조이다, 단속하다는 뜻입니다. 9편 ’자한‘ 제11장에서 보듯 ‘글로써 나를 넓혀주시고, 예로써 나를 갈무리하게 해 주신다’(博我以文, 約我以禮)가 대표적입니다. 두 번째는 가난하다는 뜻입니다. 7편 ‘술이’ 제25장의 ‘빈약한데 많은 척한다’(約而爲泰)에서 엿볼 수 있습니다.
이 장에서 約은 조이다, 단속하다는 뜻으로 풀이하는 게 맞아 보입니다. 스스로를 실로 꽉 조이 듯 절제하고 단속한다는 뜻입니다.
실지(失之)는 뭔가를 잃는다는 뜻입니다. 주희는 之를 도(道)로 받아 도를 잃게 된다로 새겼습니다. 그보다는 일반 지시대명사로 풀어서 ‘손해보다’는 뜻으로 새기되 실(失)에 실수하다는 뜻이 함축된 점을 함께 살려 ‘실수해 손해보다’로 풀어봤습니다.
이를 ‘논어’에 여러 차례 등장하는 '박문약례(博文約禮)'와 연결하면 예로써 나를 절제하고 단속하면 실수해 손해 보는 경우가 드물다는 뜻으로 확대됩니다. 보통 우리는 예를 허례허식과 연결 짓곤 합니다. 그러나 공자에게 예(禮)는 못된 망아지처럼 날뛰고 싶은 내 안의 나를 단속하고 길들이기 위한 고삐의 개념이 컸습니다. 이를 인류 전체로 확장하면 자신들이 파고픈 대로 하려는 욕망의 질주와 폭주를 억제케 해주는 문명질서가 되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