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성과 입성에 대한 공직자의 자세

4편 이인(里仁) 제9장

by 펭소아

공자가 말했다. “선비가 도에 뜻을 두고서도 거친 음식과 허름한 옷을 수치스럽게 여긴다면 함께 논의할 가치가 없다.”


子曰: “士志於道而恥惡衣惡食者, 未足與議也.”

자왈 사지어도이치악의악식자 미족여의야



공자는 미의식이 남다른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옷을 입을 때도 예에 어긋나지 않는 선에서 사치스럽지는 않되 나름 세련된 패션 감각을 유지했습니다(10편 ‘향당’ 제4장). 또 예법에 어긋나지 않는 선에서 기왕이면 건강하고 궁합이 맞는 음식을 가려 먹었습니다(10편 ‘향당’ 제6장).


보통 이렇게 세련된 패션 감각과 입맛을 지닌 사람일수록 옷차림과 상차림에 예민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아무 거나 걸치고 아무 거나 먹어야 할 때 투정하는 마음이 생기기 쉽습니다. 또 다른 사람의 옷차림이나 상차림에 대해서도 품평하기 쉽습니다.


공자는 정반대였습니다. 다른 사람이 정성껏 차려 내온 음식 앞에선 맛에 상관없이 반색하며 일어나 사례할 줄 알았습니다(10편 ‘향당’ 제14장). 패션에 둔감했던 자로에 대해서도 “해진 무명옷을 걸치고 여우와 담비 가죽옷을 입은 사람과 함께 서있어도 부끄러워하지 않을 사람”이라며 찬사를 보냈습니다(9편 ‘자한’ 제27장).


공동체의 일을 맡아서 운영하는 사람이 입는 것과 먹는 것의 좋고 나쁨을 따지게 되면 사치와 타락에 빠지기 쉬움을 경계했기 때문입니다. 공동체 업무를 보는 사람일수록 입성과 먹성이 나쁜 백성을 많이 접할 텐데 그들에게 상처가 될 말을 함부로 하는 것을 경계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를 경계하는 마음을 갖추지 못한 어른스럽지 못한 사람과 국사를 논한다는 것이 시간낭비임을 꿰뚫어 봤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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