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우민일기

썩은 나무와 거름흙으로 세운 정당

2025년 5월 10일(이슬비 내리고 흐림)

by 펭소아

“예전에 나는 사람을 대할 때 그가 말한 것을 들으면 그것이 실천될 것이라 믿었다. 이제는 그가 말한 것을 듣고 실천되는지를 살펴보게 됐다."


논어 '공야장' 편에 나오는 공자 발언이다. 사람은 그 말이 아니라 그 말을 실천하느냐 여부를 봐야 제대로 된 판단이 이뤄진다는 소리다.


보수의 본류라 주장하는 정당은 입만 열면 "법과 원칙", "상식과 공정"을 떠들어댔다. 하지만 그 당이 배출한 대통령이 자신의 마누라를 지키겠다고 헌법을 위반하고 내란을 기도하다 실패하자 파면 위기를 모면하겠다며 혹세무민의 말을 떠들어대는 데도 맞장구 치기 바빴다. 그러다 민주적 경선을 거쳐 뽑은 차기 대통령 후보를 파면된 전 대통령의 복심으로 갈아치우려고 당헌 당규까지 깔아뭉개고 있다.


"법과 원칙". "상식과 공정"이라는 말과 정반대되는 짓을 저지르면서도 일말의 부끄러움이 없다. 그러면서도 자신들이 보수 원류라고 주장한다. 보수라는 말을 더럽히는 짓 좀 이제 그만했으면 좋겠다고 우민은 생각한다.


앞서 인용한 공자의 발언 앞에는 이런 표현이 나온다. “썩은 나무(朽木)는 조각할 수 없고, 거름흙(糞土)으로 쌓은 담은 손질 해봐야 소용없다." 후목과 분토로 세워진 건물은 수리하지 말고 철거하는 것 답이다. 정당도 마찬가지여야 한다고 우민은 생각한다.



#우민은 '어리석은 백성(愚民)'이자 '근심하는 백성(憂民)'인 동시에 '또 하나의 백성(又民)'에 불과하다는 생각에 제 자신에게 붙인 별호입니다. 우민일기는 전지적 작가 시점에 가까운 '맨스플레인'에서 벗어나보자는 생각에 제 자신을 3인칭으로 객관화하려는 글쓰기 시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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