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우민일기

갑을관계를 권력화하는 사람

2025년 7월 12일(시원한 바람 가끔 부는 땡볕 더위)

by 펭소아


자본주의의 문제라고 비난 받는 것 중 상당수는 권력관계의 문제일 때가 많다. 계약을 체결할 때 갑을관계도 그에 해당한다. 시장경제의 논리로만 보면 갑은 서비스와 제품을 공급받고 그에 상응하는 돈을 을에게 지불하면 된다.


하지만 현실에선 돈을 지급하는 갑이 알게모르게 갑질을 행하는 경우가 많다. 교환관계를 권력관계로 전환시키는 인간의 간지가 작동해서다. 자본주의가 문제가 아니라 그에 착 달라붙어 작동하는 폴리틱스의 문제라는 것이 우민의 생각이다.


이를 뚜렷이 보여주는 것이 지금 트럼프가 전세계를 상대로 벌이는 갑질이다. 세계 최강의 군사력과 경제력을 등에 업고 자신을 왕처럼 대접하라는 호가호위에 전세계인들이 농락당하고 있지 않은가. 이 역시 자본주의의 문제가 아니라 이를 지렛대 삼아 권력놀이를 벌이는 것으로 봐야 하지 않을까.


일본의 우익과 그 식민통치의 자장 안에 있는 한국 우익은 그런 트럼프에게 바짝 엎드리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떠들기 바쁘다. 그들이 자본가 세력이어서 그런다고 생각하는 것은 철지난 계급론밖에 안된다. 그들은 갑을관계에서 대부분 갑의 위치에 있을 때 갑질하는 맛을 너무도 잘 알기에 그런다는 것이 우민의 판단이다.


이토 히로부미 이래 그들이 입에 달고 다니는 말이 약육강식과 적자생존이다. 어차피 갑인 놈이 다 가져간다는 Winner Takes All의 논리다. 냉철한 현실주의 논리로 포장되지만 가만 보면 이들의 세계관은 권력관계로 전환된 갑을논리에 불과하다. 그들은 자국 내에서 대부분 갑의 위치에 서는데 그걸 정당화하기 위해 자신들보다 더 쎈 갑에게 꼬리를 흔드는 것일 뿐이다.


더 쉽게 말하면 갑질의 기쁨에 눈뜬 자들이 그걸 확대재생산하기 위해 갖다붙인 비겁한 변명일 뿐이다. 그런 갑질을 자국을 넘어 동아시아 전역으로 벌인 것이 일본 제국주의의 실체다. 그러다 더 강한 제국을 만나 패배의 쓴맛을 본 뒤 갑 중의 갑인 미국의 우산(팍스 아메리카) 아래서 넘버2의 갑으로 살기로 결심한 것이다. 일제 하 친일파들이 대동아공영권의 2등 신민으로서 삶을 택한 것처럼.


2016년 4.13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 대구 지역 후보자 전원이 공천 파동에 대해 무릎 꿇고 사죄하는 모습. 이는 한나라당 때와 그국민의힘에서도 되풀이되는



그를 뒷받침하는 구호가 '손님은 왕이다'이다. 매우 자본주의적으로 보이는 이 모토 뒤에는 권력화한 갑을관계의 놀리가 작동하고 있다. 우익들은 대부분 자국에서 손님의 지위에 해당하는 갑의 위치에 있을 때가 많기에 자신들을 왕처럼 대접할 것으로 요구하는 것이다.


또 다른 예는 총선을 앞두고 코너에 몰렸다 싶으면 국민에게 무릎꿇고 사과하는 걸 부끄러워하지 않는 국짐당(그 전신인 새누리당과 한나라당 포함) 의원들의 행태다. 자신들이 언제 갑질을 했느냐는 듯이 표변하는 그 모습을 보면서 모욕감을 느끼는 것은 오히려 국민들이었다. 왜 그런걸까? '지금은 내가 무릎을 꿇는다면 일단 당선만 돼봐라 니들 무릎을 꿇게 만들어주마!'라는 저열한 속내가 읽혔기 때문이다. '부끄러움은 왜 국민의 몫이어야 하나'는 표현이 인구에 회자된 이유이기도 하다.


며질 전 우민의 지인들과 술자리에서 한국사회를 망치는 오적 내지 칠적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 거기서 거명된 후보들이 검찰, 서울대법대, 김앤장, 조선일보, 삼성그룹, 옛 경기고 출신들이었다.


이들 후보의 공통점은 뭘까? 한국사회 갑을관계에서 대부분 갑의 위치에 있는 조직의 구성원들이란 점이다. 그럼 이들이 미움받는 게 단순히 갑의 위치에 있기 때문일까? 아니다. 갑의 위치에 있을수록 고개를 숙이고 허리를 굽혀 을을 존중하고 배려하기 위해 자기희생까지 할 줄 알아야 하는데 권력놀이의 재미(갑질의 쾌락)에 중독된 모습만 보여주기 때문이라고 우민은 생각한다.


우민이 우익을 철저히 경멸하는 이유는 그들이 툭하면 문명질서를 언급하면서 의미를 모르고 떠들기 때문이다. 문명질서는 양육강식의 논리에 반대편에 서는 것이다. 힘 있고 돈 있다고 갑질 하는 게 아니라 힘없고 돈 없는 사람을 존중하고 배려할 줄 아는 것이다. 그런 건 모르쇠로 일관하면서 유아적 나르시시즘에 빠져 뭐든 자기 뜻대로 안되면 생떼부리기 바쁜 트럼프와 머스크, 그게 바로 권력화한 갑을관계의 적나라한 실체다.


@B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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