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길던 짧던 바다에 한번 다녀오면 시간의 허리춤을 싹둑 잘라낸 듯 내 주변이 훌쩍 변한 듯 느껴진다.
그동안 산책에 굶주렸을 모짜르트와 아침 산책을 나가고, 그동안 단단히 외면받았을 정원을 둘러보니, 그 시간의 격차가 더욱 실감이 되었다.
공원은 온통 푸르르고, 정원에는 그동안 감추었던 작약이 꽃망울을 터뜨렸다. 정원 한쪽에 새하얀 작약 꽃망울은 시간의 차이를 두고
팝콘처럼 터져있고, 다른 쪽 정원에 빠알간 작약은 아직도 야무지게 꽃망울만 키우고 있다. 작년까지도 하얗기만 했던 작약이 올해는
부끄러운 듯 붉은빛이 도는 것도 신기한 일이다.
매년 이 작약이 피고 지면 한 해가 지난다.
해가 지지 않는 노르웨이 여름이라도 하루가 지난다.
일상으로 복귀에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