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나의 직장생활

머리말

by 노르웨이신박

하루에 눈을 떠서 잠자리에 들기까지. 우리는 몇 시간이나 깨어 있는 의식을 가지고 나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가? 하루 24시간이 길다고 생각되지만, 잠 7시간, 하루 세끼 먹고 싸고, 씻고, 입고, 벗고 등등 기본적으로 쓰는 시간 최소 3시간을 잡는다고 하면, 남은 시간이 14시간. 오늘도 내일도 매일 같이 나에게 하루라는 시간이 주어지지만, 내가 쓸 수 있는 시간은 고작 14시간이다. 그 귀한 시간 중 회사 출퇴근 2시간, 회사 근무시간 8시간을 빼면 4시간만 남는다. 하루의 절반 이상이 회사생활.


내 나이 올해 꽉 채운 50살. 1999년 6월부터 시작한 직장생활이 어느덧 25년이 되었다. 내 인생 딱 절반 50%를 직장에 다니며 보냈다. 오늘도 직장생활을 하는 나는 내년이면 52% (26년/51살), 10년 후면 58% (35년/60살), 목표로 하고 있는 은퇴 나이 70세면 내 인생에 64% (45년/70살)를 직장에서 보내게 된다.


하루빨리 직장생활을 때려치우고, 파어족을 꿈꾸는 요즘. 직장 때려치우고 투자를 시작해 일억 천금을 벌었다는 수많은 소셜미디어들. 지옥 같은 직장생활을 그만두기에 앞서 아예 직장을 선택하지도 않는다는 니트족이 나오는 세대. 지난 직장생활을 돌이켜 보면 그 마음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하루 절반 이상 시간을 보내는 회사가 하루빨리 탈출하고 싶은 지옥이 되느냐, 아니면 오늘도 내일도 빨리 가고 싶은 천국이 되느냐.


나에게 지난 25년의 직장생활은 천국에 가까웠다.

아직 지옥도 천국도 아직 가보질 않았으니, 직장생활이 지옥이니 천국이니로 표현하는 게 무리일 수 있겠지만, 나에게 직장생활은 언제나 배움의 일터였고, 나를 보여줄 수 있는 무대였고, 따박 따박 밀리지 않는 월급이 통장에 꼬치는 미래였고 (실은 2008년 금융위기 때 1달 월급이 밀려 나온적이 있었다) 후배들을 가르칠 수 있는 보람의 터전이었다. 어떻게 직장생활을 지옥에서 천국으로 바꿀 수 있을까?


나의 25년 직장생활을 회상하며 하나 둘 기록으로 남겨 보고자 한다.


/ 2025년 나의 직장생활 중.


사진은 마당에 핀 장미.


keyword
작가의 이전글북해바다 / 선상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