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출근길
Sykkel til job
자전거 출근길
99년 첫 출근길은 강남역 Y사.
아침에 강남역을 나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한 손에 들고 고층빌딩 사이로 유유당당히 출근하는 상쾌한 출근길을 생각할지 몰라도,
돌이켜 생각하면, 강남역 2번 출구를 나오자마자 8시 정시 출근에 맞춰 숨이 턱 밑까지 차오를 때까지 헐떡거리며, 간신히 출근카드를 찍고
다리 힘이 풀려버렸던 기억이 더 많다.
지각을 소스라치게 싫어했던 본부장 눈밖에 나서는 회사생활이 어려워지는 시절.
행여나 지하철 한 번을 놓치거나, 그 전날 회식으로 지하철 중간에 부글부글 소식이 올 때면 대번 지각 각이다. 지각을 피하기 위해서는 심지어 피 같은 휴가를 반으로 쪼개
반차를 내어 지각을 피하는 경우도 많았다. 마치 내 몸에 살점 한 덩이 뚝 떼내어 반으로 쪼개는 듯한 씁쓸한 괴로움이었다.
2010년 용인 연구소 G사
회사 고급 셔틀을 타고 연구소까지 출근길. 셔틀버스라 편하고 폼날 수도 있겠지만, 오리역에서 셔틀을 잡아 타기 위해서는 7시에 방이역에서
지하철을 타야 했다. 출근시간 2시간. 퇴근시간 2시간 반. 하루 8시간 근무를 위한 출퇴근이 4시간 반이었다. 당시 재택근무는 꿈꿀 수 없던 시절..
심지어 휴가를 내고도 회사를 나와야 할 때도 있었다.
그래도 당시 업계에서는 처음으로 2주 휴가를 허용한 회사로 신문지상에 오를 기도 했던 좋은 회사.
아침 자전거 출근길.
출근길에 맞바람이 시원하다. 휴가 시즌이라 거리가 한산하고 여유롭다.
강남역에 아이스 아메리카보다,
멋진 셔틀버스보다
행복한 출근길은 출근 시간 없는 출근길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