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이기적인 어느 한 딸의 고백
생각만으로 두눈 그득 눈물이 차올라서
깊은 밤 이불을 뒤집어쓰고 가만히 불러본다.
엄마.
끊어진 탯줄은 가슴속으로 거꾸로 자랐나보다.
심장을 얼키설키 칭칭 감아서
잊을 만 하면 급작스레 움씬 옥죄면서
그리움의 한숨을 토해내게 한다.
마음에는 없는 모진 헛소리도
남들한테는 꾹꾹 참았던 온갖 짜증도
애꿎은 엄마한테 한껏 쏟아붓고 나서는
돌아서면 심장이 아차 하면서 다시 옥죄어 오더라.
나이 든 못난 딸은 아픈 가슴 움켜쥐면서도
그 흔한 미안해, 사랑해 한마디 내뱉지도 못한다.
엄마니까 엄마니까, 날 이해 하니까
애써 되뇌면서 죄스런 마음 애써 외면한다.
어느새
날렵하던 여인은 바스락 위태로운 할머니로
자존심만 센 딸은 못난 불효녀가 되어있더라.
그것도 가만가만
누가 볼세라 눈물 훔치며 그리워 하며.
자신한테 부득부득 면죄부를 주자면
참 이기적이게도
그건 엄마의 딸이라는 이유.
혼자 이불속에서 울면서도
만나면 언제듯 틱틱거려도
우리 엄만 날 이해해 줄꺼라는 투정이자 이유.
엄마,
차마 부르기도 전에 목메이는 가슴속 그 이름.
머나먼 이 땅에서 오늘도 마음속으로만
가만히, 가만히 불러본다.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