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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콩이 Sep 16. 2017

스며들다

나는 콜라를 참 좋아한다, 고기에도 햄버거에도 파스타에도 돈가스에도 떡볶이에도 항상. 스트레스를 받은 퇴근길이면 편의점 냉장고 가장 안 쪽에 자리 잡은 시원한 콜라를 벌컥이며 집으로 돌아간다. 그토록 당덩어리의 톡 쏘는 시원한 콜라가 좋다. 그렇지만 그는 콜라를 마시지 않았다. 몸에 좋지도 않은 걸 매번 마신다며 날 구박을 했다. 그러던 어느덧 음식을 먹을 때 나보다 먼저 콜라를 함께 주문하는 그를 발견했다. 나 때문에 이제 콜라를 꼬박꼬박 마시게 되었다면 툴툴대는 그의 투정은 내게 마치 좋아한다는 고백보다 훨씬 더 달달했다. 내게 스며든 그의 모습은 나도 그에게 스며들 아늑함을 주는 것 같아 참 기뻤다. 그렇게 우리네들은 연애를 하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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