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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콩이 Jul 01. 2018

코코

JW에게

 코코라는 영화 봤어?

 이야기는 미구엘이라는 아이로부터 시작해. 영화 제목은 '코코' 인데 말이야. 미구엘 가족의 역사에 대해 잠깐 이야기 해보려 해. 미구엘의 고조부는 자신이 사랑하는 음악을 제대로 하기 위해 가족들을 두고, 떠나.  떠난 남편에 대한 서운함을 위로 받기도 전에, 고조모는 집안을 일으켜야 했고, 가족들과 함께 신발을 만들며 생계를 이어나갔어. 그리고 미구엘 가족들에게는 하나의 금기가 생겼지. 음악을 하겠다고 가족들을 버리고 떠난 고조부는 잊자! 고조부가 사랑했던 음악도 삶에서 지우자!

 미구엘은 음악을 사랑하는 아이지만, 가족들의 적극적인 반대로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음악을 들려줄 수 없었어. 좌절했던 미구엘은 '죽은 자들을 위한 날'을 맞이해서 광장에서 하는 노래 경연대회에 참가하려고 해. 미구엘이 사는 멕시코에는 '죽은 자들을 위한 날'들이라고, 죽은 자들의 영혼을 기리는 명절이 있어. 죽은 자들이 좋아했던 것과 사진을 제단 위에 올려두고 그들에 대해 떠올리는 기간이지. 미구엘네 제단에 있던 한 장의 사진 속에서 미구엘은 자신의 고조부가 매우 유명한 가수였다는 것을 알게 되고, 경연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그의 기타를 만지게 돼!

 그리고 운명적으로 죽은 자들의 세계로 떠나게 되지.


'코코'라는 영화에서 죽은 자들의 세계를 그린 부분이 참으로 내게 위로가 되어 이 글을 적게 되었어.

우선 죽은 자들이 산 자들의 세계를 방문하기 위해서는 그들을 그리워하는 가족들이 제단에 죽은 자의 사진을 올려두어야 야 해.

 만약 사진을 올려두지 않는다면, 죽은 자들은 산 자들의 세계로 절대 갈 수 없어.

그런데, 그들이 더더욱 불행해지는 일은 영원히 소멸되는 거야. 그 어떤 사람도 죽은 자를 그리워 하지 않고, 입에 올리지 않는 순간, 죽은 자는 영원히 소멸하게 돼.


 우리들에게도 멕시코의 '죽은 자들의 날'과 비슷한 날이 있어. 불교의 '백중'(죽은 자들을 위해 기도하는 날)그리고 매년 돌아오는 '제사.'

  제사를 하는 날, 우리는 모두 모이지. 죽은 사람을 그리워하겠다고.

그런데 제사는 정말로 '그리움'만이 지배하는 날일까?  제사의 목적인 '조상을 떠올리고, 위로하는' 것 보다, 제사를 하는 과정 속에서 생기는 '갈등'에 더욱 집중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야.

 누가 제사를 주도해야하며, 누가 음식을 하고, 누가 뒷정리를 하고, 누가 제사를 위해 돈을 얼마나 냈는지..그것들이 제사를 채우고 있다는 것이 참 슬퍼.

 

 죽은 자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웃으며 그 사람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시간. 그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그 사람이 먹는 음식이 동쪽에 있어야 할 지, 서쪽에 있어야 할 지를 따지기 전에.

 

나는 아빠 이야기를 평소에 참 많이 하는데...코코를 보니 참 위로가 많이 되었어.

그래, 계속 이야기 하자.

내가 여기 있는 이유, 그 이유에 대해 계속 떠들자.

그리고 기억하자.


내년 겨울이면 아빠의 기일이 돌아와. 그때 조카들과 함께 코코 이야기를 해보려고.

할아버지를 기억하는 방법, 죽은 자를 사랑하는 방법을 알려줄 수 있는 좋은 영화니까.


 https://www.youtube.com/watch?v=onc7BXwEBb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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