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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ngs Sep 21. 2015

우리 속도로 걷자

여행 에세이

                                                                                           6화 체력 분배

여행에서 쉽게 범하는 오류중 하나는 체력 분배인 거 같다. 나 역시 뉴욕 첫날 오후가 되자 몸살을 만났다.
셰이크 섀크버거에서 점심을 먹고 우리는 바로 옆에 있던 자연사 박물관을 구경하기로 했다.
뉴욕은 유럽보다야 화장실 환경이 훨씬 편리하다고 하지만 역시 우리나라에 비하면 화장실 찾는 일이 쉬운 게 아니었고 
셰이크 섀크버거 화장실은 손님들로 가득했다. 자연사 박물관에서 더위와 화장실을 둘 다 해결하면 되겠다는 계산이었다. 자연사 박물관은 다들 알다시피 영화 '박물관이 살아있다'에서 등장한 배경이자  주인공이다. 영화에서 보았어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보니 더 거대하고도  거대했다. 미국은 뭐든 다  크구나..라고 진심으로 느꼈던 부분 중 박물관이 자치하는 비중이 가장 크다고 해서 과언이 아니다. 아무튼 이 거대한 박물관은 크기도 대단했지만 에어컨 기능도 대단했다. 들떠서 뛰어다닌 센트럴파크, 셰이크 섀크버거의 느끼한 밀크셰이크, 그리고 닥친 업청난 추위 ^^; 여기저기 대충이라도 둘러보겠다는 생각도 잠시, 나는 오한이 느껴져 신랑을 졸라서 밖으로 나갔다. 다행히도 우리는 둘 다 박물관을 아주 좋아하는 여행객은 아니었다.


뉴욕의 8월 뜨거운 태양이 잠시 나마 따듯하게 느껴졌다. 
타임스스퀘어 근처 숙소까지 걸어가는 길에 어퍼 웨스트의 상점가를 구경하며 둘러둘러 인크레피드 항공모함이 있는 곳까지 가기로 했다. 나는 사실 배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었지만 바다 옆 공원에 있는 커다란 배가 분위기 있을 것 같았고 가는 길이라 괜찮은 코스라고 생각했다. 
체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그저 기분에 따른 즉흥적인 코스였다. 
무리를 하지 말고 좀 쉬어야 했는데 두 명 다 열심히 쏘다니는 성격을 가진 탓에 GO GO를 외쳤고 나는 어퍼웨스트거리어딘가에 쓰러지듯 널브러져 나랑 인연이 없을 것 같았던 옐로우 택시를 타고 실려가듯 숙소로  돌아왔다. 그리고는 한밤중이 될 때까지 기절한 듯  잠들었다.
내가 자는 동안 신랑은 혼자 타임스 스퀘어 밤 모습을 열심히 사진에 담아 간단한 간식거리와 함께 돌아왔고 , 한밤중에 깬 나와 함께 사진을 보며 먹었다. 

그도 나름대로 즐거웠지만 내일은 꼭 적당히 구경하고 적당하게 쉬자고 약속하는 우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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