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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ngs Sep 21. 2015

우리 속도로 걷자

여행 에세이

                                                                                           7화  브라이언 파크에서 아침을

뉴욕 여행 중 꼭 해보고 싶었던 것 중 하나는 '뉴요커처럼 공원에서 아침 먹기'였다. 뭐 뉴요커만 아침을 공원에서 먹는 건 아니지만 영화를 보면 자주 등장하는 모습이라서 유치하게 흉내 내보고 싶었다. 우리가 묵었던 호텔은 불쌍하게도 조식과는 거리가 멀었기 때문에 아침엔 대부분 카페를 이용해야 했는데, 하루 정도는 공원내에 카페도 있는 브라이언 파크에서 아침을 먹으면 좋겠다 싶었다. 브라이언 파크는 숙소에서 걸어서 딱 한 블록이고 날씨도 좋아서 출근하는 뉴요커들을 구경할 겸 천천히  걸었다. 

바쁜 걸음으로 출근을 하는 사람들을 보니 갑자기 뉴욕에서 쉬고 있는 일상이 새삼 기분 좋은 낯 설움으로 다가왔다. 브라이언 파크는 아침부터 운동하는 분들로 분주했다. 영화 속에서나 등장하는 무술과 춤 사이의 정체모를 동작들을 나란히 서서 단체로 하고 있었다. 빌딩 숲 한 가운데 펼쳐진 이 아름다운 공원은 센트럴파크와는 또 다른 축복 같았다. 하나 둘 벤치에 앉자서 샌드위치나 베이글을 먹거나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노트북으로 오늘 할 일을 정리하거나 핸드폰으로 오늘 하루를 즐겁게 보내기를 인사하는 사람들을 보고 있자니 출근길에 이런 푸르름을 잠시라도 마주한다면 하루가 힘겹지 만은  않겠구나..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일정은 일단 브런치를 먹으며 게으름  떨기!!

그리고 지루해질 때쯤 자유의 여신상 보러 가기!!

우리는 샌드위치와 베이글, 커피를 사고 브라이언 파크에 앉아서 노트북으로 '자유의 여신상'을을 보러 가는 길을 검색했다. 이야기를 하면서도 숲 위로 삐죽 나와있는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눈으로 보고 있어도 실감 나지 않는 아침이었다.

충분히 지루해질 즈음 뉴욕에 와서 처음으로 지하철을 탔다. 말로만 듣던 끔찍한 뉴욕 지하철, 팔뚝 만한 쥐가 있다고 들어왔던 터라 엄청나게 긴장했다. 지나가는 사람이랑 부딪칠까 봐 엄청 긴장되었다. 신랑도 긴장한티가 역력했는데 애써 나에게 엄지를 들어 보여줬다. 얼마 후 지도에 표시한 역에 도착했다. 와우 생각보다 가까운데!!

아니 그럴 리가!!!

우리는 어딘지도 모르는 부자들의 요트가 즐비한 그 어딘가에서 길을  잃었다. 처음으로 싸움 비슷한 것도 한 것 같다. 지금 나 때문이라는 거야? 뭐 그런 뻔한 말을 내뿜으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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