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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ngs Sep 24. 2015

우리 속도로 걷자

여행 에세이

                                                                                           10화 - 브로드웨이 뮤지컬 보기

뉴욕 하면 떠오르는 것 중 하나는 브로드웨이 뮤지컬 관람일 것이다. 나는 뮤지컬을 좋아해서 뮤지컬 동호회에 가입해 거의 매일 뮤지컬을 관람했던 과거(?)를 가지고 있던 터라 뉴욕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본다는 사실에 적잖게 흥분해 있었다. 그렇지만 무조건 내 취향대로 여행 일정에 '매일 뮤지컬 관람하기'라고 정할 순 없을 것 같아 제일 보고 싶은 뮤지컬인 '오페라의 유령'은 한국에서 예매를 하고 다른 뮤지컬들은 그때의 기분에 따라 현장 구매를 하기로 했다.

오페라의 유령은 신랑에게 엄청난 감동을 선사하며 또 한편의 뮤지컬을 보기 위해 다음날 새벽부터 그를 스스로 타임스퀘어로 향하게 했다.

많은 사람들이 이미 알고 있듯 뮤지컬 티켓은 저렴하게 구입하는 몇 가지 방법이 있지만, 우리는 그중 타임스퀘어에 있는 tkts를 이용하기로 했다. tkts는 타임스퀘어, 사우스 스트릿, 브루클린 이렇게 세 곳에 있는데 우리는 숙소에서 가까운 타임스퀘어에서 아침도 먹을 겸 줄을 서서 구매하는 방법을 선택한 것이다. tkts앞에는 이른 아침부터 전 세계의 여행객들이 뮤지컬 티켓을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서는 장관을 볼 수 있었다.

우리가 뉴욕에 있을 때는 마침 브로드웨이 위크로 모든 뮤지컬이 할인했고 그만큼 사람들의 줄은 길었다. 나는 킨키 부츠나 헤드윅, 록키 호러쇼, 몰몬처럼 신나는 뮤지컬을 보고 싶었지만 티켓이 없거나 휴관 중이었다.

우리는 결국 선택 가능한 후보군중 가장 친숙했던 시카고를 60%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선택했다.

그러나 오페라의 유령과는 달리 시카고는 신랑에게 꿀 잠만을 선사하며 우리의 브로드웨이 뮤지컬 관람도 그렇게 막을 내렸다.

 


뉴욕의 마지막 날 밤 우리는 타임스퀘어 근처에 있는 노래를 부르며 음주가무를 즐기는 펍 (약간 코요테 어글리가 생각나기도 하는)에 들어갔는데, 마침 뮤지컬 배우들이 공연이 끝나고 한잔 하러 와서 내가 좋아하는 뮤지컬인 로키 호러쇼의 한 장면을 노래했다. 나는 그야말로 초 흥분하여 얼굴이 빨개진 채로 꽥꽥 그 노래를 따라 불렀고 앙코르를 외쳤다.

배우들은 왠 조그만 동양 여자의 뜻 밖의 앙코르를 기꺼이 받아주었고, 내 뉴욕 여행의 밤은 그렇게 최고의 기쁨과 함께 엄청난 취기로 마무리되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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