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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ngs Sep 19. 2015

우리 속도로 걷자

여행 에세이



                                                                                           3화 - 뉴욕 행 비행기

여행사일을 하는 친구 덕분에 저렴한 가격으로 뉴욕 직항 국내선을 탈 수 있었지만 그렇다 한들
인천과 뉴욕은 그리 가까운 거리는 아니었다.
나의 비행 스타일은 비행 시간 대부분을 항공사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를 그대로 즐기며 지낸다.
특히 자리에서 선택해서 볼 수 있는 영화를  많이 보는 편이다. 단 , 외국항공을 이용하는 경우에 아주 운이 나쁘면 한글자막이 없어서 그저 눈치로 상황을 이해하거나 이미 봤던 영화를 또 보는 편을 선택하는 리스크는 있지만 말이다. ( 나는 영어를 정말이지 못한다 )
내가 비행기에서 제공하는 영화를 보는 이유는 무료함을 달랠 수도 있지만 대부분 도착지가 배경이거나 그 나라의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영화가 제공되기 때문이다. 영화에서 봤던 풍경을 직접 눈으로 봤을 때의 반가움!! 뭐 그런 이유들 때문이다.
뉴욕행 비행기에서 봤던 여러 영화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는 '굿모닝  맨해튼'이라는 인도 발리우드였는데..
혼자만 영어를 못해 식구들에게 은근히 무시당하던 인도 토박이 엄마가 조카의 결혼식을 도와주러 뉴욕에 가게 된다. 뉴욕의 한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주문하다가 서툰 영어 때문에 당황하고 도망치다시피 나와 벤치에서 울던 주인공이, 우연히 버스 광고판의 ‘4주 만에 영어로 말을 하게 해주겠습니다’ 즉, 단기속성 학원에 가는 내용이다 (재미도 있으니 적극 추천한다) 영화에서 나오는 단순한 회화를 따라 하기도 하고
나 또한 영어를 못하기 때문에 막연하게 두려움을 갖는 주인공에 많이 공감하면서 재미있게 봤다.
나중에 이영화에서 나왔던  브라이언트 파크.. 타임스퀘어 근처 스타벅스라던지 실제 지나갈 때마다 어 그래 여기였어 ~~ 하고 어찌나 반갑던지..
이렇게 내가 아무 준비 없이 그저 항공사에서 주는 서비스를 그대로 즐기는 타입이라면.. 신랑은 비행기를 타 기전 비행기 안에서 즐길거리를 미리 준비하는 유형이다. 노트북에 그동안 보고 싶던 영화를 다운받고
웹툰을 저장하고, 읽으려고 사두었던 책을  챙긴다. 심지어 내가 보고 싶어 했던 영화도 다 준비한다.
정답은 없다.. 기나긴 비행시간 동안 내내 잘 자고 잘 먹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잠을 자고 싶어도 좀처럼 잠이 들지 않고 주변의 모든 소음이 엄청나게 크게 들리는 사람 들리는 사람들도  있다. (불행히도 나는 이런 유형이다 )
그러니 잠을 못 잘 거라면..
비행시간이 고역이 아닐 수 있도록 자신에게 맞는 오락거리를 찾지 않으면  안된다.
이렇게 서로 다른 우리라도 기나긴 비행시간을 즐기는 공통점이 있는데 기내 서비스인 기내식!!! 아니 엄밀히 말하자면 기내식과 함께 나오는  맥주!! 맥주 또한 도착할 지역의 대표 맥주를 주기 때문에 이 또한 즐겁다(물론 요즘은 슈퍼에서 세계맥주를 쉽게 살수 있지만 말이다) 와인이나 다른 음료보다는 맥주를 외치고 일부러 서로 다른 종류의 기내식을 주문하고 기내식을 안주삼아 앞으로 벌어질 여행을 축하하며 건배!! 우리 둘에게는 어쩌면 '여행 시작의식'같은 행위일지 모르겠다.
이번 여행도 잘 부탁합니다 ~ 하고 인사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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