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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펜으로 쓰는 프리다 칼로의 명언

힘 빼고 천천히

by 이을


We can endure
much more than
we think we can.


우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이 견딜 수 있다.

[Frida Kahlo 프리다 칼로]


열한 살 아들과 둘이 떠나온 5박 6일의 강원도 여행이 이제 1박 2일을 남겨 놓고 있습니다.

물 흐르듯 편하게 흘러가면서 좋은 인연들을 만났던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아이가 밖에서 노는 시간에 잠시 여행을 되돌아보면서… 닙으로 프리다 칼로의 명언을 써 봤습니다.


몇 해전, 아침 일찍 예술의 전당에서 했던 프리다 칼로의 전시에서 직접 그녀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어서 너무나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그녀를 얼마 전 아이들과 수업하면서 존경하는 앤서니 브라운의 그림책으로 다시 만날 수 있었습니다.


앤서니 브라운이 그린 그녀의 모습은 너무나 귀엽고 사랑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시작된 그녀의 고통이 다시 느껴져

마음이 아팠습니다.


아이들과 수업할 책을 고르고, 읽어주고,

수업하다 보면, 잊고 있었던 감성이 되살아나는 마음이 들어서 제가 더 많이 배우게

됩니다.


열한 살 아들이 어릴 때 침대에서 읽어줬던 기억이 나서 다시 읽어주려고 챙겨 왔습니다.

장난꾸러기 어린 아들이 언제 컸는지 책을 읽어주고, 둘이서 프리다 칼로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감동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아이가 여행 중 며칠 동안… 혼자서 여러 번 읽어보더라고요.


그림책은… 그림 안에 숨어 있는 이야기를 계속 찾아낼 수 있어서, 수없이 반복해서 읽어도 지루하지 않습니다.


특히 앤서니 브라운의 그림책은 더 많은 숨은 그림들이 많아서 여러 번 읽을수록 더 재미를 알게 됩니다.

앤서니 브라운의 따뜻한 시선으로 다시 태어난 그림책 안의 일곱 살 귀여운 아이 프리다를 만나고 다시 바라본 어른 프리다…

너무나 고통스러웠을 그녀의 삶과 함께 교차된 그녀의 강인한 모습이 좀 더 가깝게 느껴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앤서니 브라운의 프리다를 따라 그려봤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참아내기 힘들었을 고통을 가지고 사는 동안 계속해서 사투를 벌였을 그녀… 그 안에서 그녀를 버티게 해 준 것은 그림이었습니다.


그녀의 자화상 안에 담겨 있는 그녀의 수많은 감정들…

“우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이 견딜 수 있다. “라는 그녀의 명언에 더 마음이 아픕니다.

그렇게 고통을 이겨내기 위해 최선을 다 하는 삶을 살았기에 위대한 거장이 되었을 겁니다.


그림을 그리고 글씨를 쓰면서…

잘 쓰고 싶고.. 잘 그리고 싶은 마음이

생깁니다.

하지만… 살다 보니,

아주 잘 쓰고 아주 잘 그릴만큼

재능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알아버렸습니다.


열심히 최선을 다해 글씨를 쓰고

그림을 그리는 것…


대신


힘을 빼고… 천천히 지금처럼 계속 글씨를 쓰고.. 그림을 그리려고 합니다.


그래야 오래 할 수 있으니까요…

현재 상황에 맞게… 하루하루 즐기면서

하루하루 쓰고 그릴 수 있는 지금의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 얼마나 더 중요한지… 알게 됩니다.


바쁜 일상을 뒤로하고, 아이와 온 여행이라는 여유 안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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