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작은 습관의 힘을 느낍니다.
8년 만에 다시 하게 된 요가 자세가 있는데, 바로 우두루바 다누라 아사나(아치 자세)이다.
나는 아이를 낳고 한쪽으로 아이를 안는 습관 때문인지 왼쪽 어깨가 문제가 생겨서 요가 자세 중 특히 우르 두바다 누라 아사나(아치 자세)를 할 수 없었다.
팔로 지탱하고 엉덩이와 허리를 들어야 하는데 어깨가 찢어지는 아픔이 있어서 팔을 펼 수가 없었다.
다행히 일상생활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치료를 따로 받지는 않았지만, 어깨 문제는 은근히 마음이 쓰였다.
유산소를 힘들어하는 몸이라 움직임이 느린 운동을 찾다가 요가를 하게 되었고, 시작한 지는 20년 이상이 된 것 같다.
10여 년은 그냥 설렁설렁 다녔고, 나머지 10여 년이라는 시간은 오전 시간은 규칙적인 시간에 공기를 마시듯이 수련을 이어가고 있다.
나는 요가를 할 때 깊이 내 몸에 집중하게 된다.
오전 요가 수련이 끝나면 출근을 해야 하는 워킹맘이라서 늘 바쁘게 오전 시간을 보내고 있기에, 일상생활에 불편함이 없는 어깨를 위해 병원에 가는 수고는 하지 못 했다.
대신 하루 5분씩 어깨를 위해 조금씩 근력운동을 했었다.
허리를 뒤로 꺾고, 팔을 쭉 펴서 만세를 하는 자세를 습관처럼 지금도 하고 있는데, 처음에는 팔을 펴는 것이 힘들고, 힘을 주는 것조차 어려웠는데, 8년의 시간이 지나고, 어깨가 어느 정도 펴져서, 우르드바 다누라 아사나가 드디어 성공을 했다.
2019년 성공했을 즈음에 찍어본 사진이다.
성공은 했지만, 자세는 여전히 부족하다.
그래도 아이 낳기 전에 가능했던 이 자세를 다시 하게 된 것만으로도 너무나 감격했던 시간이었다.
아이를 낳고 꾸준하게, 이 한 동작을 위해 8년이라는 시간을 수련하면서 나를 바라보려고 노력했던 "나"
그때 전문가를 만나서 효율적으로 배워가면서 운동을 했다면 8년이라는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을 테지만 아이를 낳고 하루하루 수련을 하면서 나를 바라보고 나에게 집중했던 8년이라는 과정은 결과에 상관없이 너무나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본다.
그로부터 다시 2년이 흘렀고 여전히 5분~10분도 아끼면서 내 몸의 힘을 기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워낙 생각이 많은 사람이라서 오전 시간은 정말 나의 마음과 몸에 깊이 푹 빠져서 집중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음에 감사함을 느낀다.
그렇게 내 몸과 소통하는 동안 내 몸이 보이고, 부족하거나 통증이 있고, 약한 부분이.. 어딘지를 바라보면서 나에 대해 알게 된다.
그리고 그 앎과 동시에 조금씩 그 부분에 맞게, 욕심 내지 않고, 무리하지 않으면서 내 스케줄에 맞춰서 매일매일 반복되는 수련의 시간을 거쳐 스스로 채워가고 있다.
나는 나를 사랑하기에, 나를 좀 더 사랑하면서, 나를 바라보려고 한다.
평상시 생활하는 자세의 영향으로 조금씩 다르게 놓여있는 뼈와 근육들을 제자리로 돌아오도록 조금씩 내 몸과 의견을 공유하면서 수련하고 있다.
어느 한 부분에 통증이 생기면, 그 통증을 편안한 친구처럼 대하려고 노력한다.
나는 요가를 하면서 문제가 생기면 병원을 바로 찾아가서 의사를 만나는 것보다, 먼저 문제가 생긴 부위의 발생 원인과 결과를 분석해 본다.
다행히 큰 문제가 아니었기에 이렇게 스스로 분석하면서 수련을 이어가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시간이 걸려도 원인에 따른 개선 방법을 스스로 할 수 있는 범위에서 결정하고, 그 방법들을 매일 조금씩이라도 실천하면서 지금도 내 몸을 단련시키고 있다.
2년 전 우르두바다 누라 아사나를 부족하게나마 성공하고 난 후, 나는 혼자서 내 몸을 바라보는 것을 멈췄다. 지금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면서 둘이 함께 내 몸을 바라보면서 교정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지난 시간은 내 몸을 교정하는 것보다는 나 혼자 나를 바라보는 연습을 했던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무모하리만큼 우직하게 나를 바라보려고 노력했던 시간...
힘들게 가진 아이를 낳고, 키우는 과정을 겪으면서 그 안에서 철저하게 나를 바라보면서 나를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던 시간이었기에 감사한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