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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 시간 단축 성공

돈받고 수련 중 입니다.

by 이을

스터디카페 청소 알바 13일째

11일째부터 처음으로 1시간 미만으로 청소 시간을 단축했다.

특히 외부 재활용센터에서 분리수거한 것을 포함하여 13일째까지 55분을 유지할 수 있었다.

이제는 몸에 어느 정도 익은 1시간 미만 청소 루틴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 같다.

딱 1시간, 공간이 깨어나기 전 조용한 이른 아침.

그 시간 동안, 나는 귀로는 책을 읽고, 몸은 분리되어 청소를 한다.

나의 청소는 대략 6단계로 흘러간다.


1단계: 전체 순회

입구 휴게실부터 시작해서 공간 전체를 돌면서 청소기에 들어가지 않을 것 같은 쓰레기를 줍고, 중간문을 개방해 놓고 들어가 공부하고 있는 학생이 있는지를 확인한다. 이 시간이 오늘 청소의 동선을 정하게 되는 작은 '준비 명상' 같은 시간이다.


2단계: 비품창고 문을 열고, 음료코너 정리

우선 비품창고 문을 열고 불을 켠 후, 음료코너를 정리하고, 종이컵 커피와 차 종류를 예쁘게 보충해 놓는다.

다음으로 쓰레기통을 확인하고, 재활용 분리를 신속하게 한다.

벽걸이로 된 두루마리 휴지 양을 확인 후, 교체할지 말지를 결정한다.


3단계: 책상 닦기

개별 책상과 선반과 파티션을 닦아준다. 책상을 닦으면서, 살짝 아이들에게 티 나지 않는 정도만 정리해 준다. 책상에 책을 올려두고 가는 아이들은 장기로 결재한 아이들이다.

아이들의 교재를 보면, 학년을 알 수 있고, 습관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깊게 생각하지 않고, 다음 책상으로 넘어간다.

* 오른손으로 책상을 닦고, 왼손으로는 의자를 책상에서 빼놓는다. 이렇게 하면, 바닥청소할 때, 시간이 단축되면서도 좀 더 효율적으로 청소기와 물걸레질을 할 수 있다.


4단계: 바닥청소

의자가 모두 바깥으로 빠져 있기 때문에 청소기와 밀대 물걸레질을 신속하게 할 수 있었다.

어제는 시간이 남아서, 책상을 바닥에 지지하고 있는 쇠받침까지 물걸레로 닦아낼 수 있었다.


5단계: 휴게실 청소 및 출입문 유리 닦기

스터디카페 입구에 있는 휴게실 청소이다.

바닥이 카펫으로 되어 있어서, 청소기만 가능하다.

의자를 닦아주고, 바깥쪽에 있는 사물함의 열쇠 상단 부분의 먼지를 제거해 준다.

출입문과 내부 중간문을 걸레로 닦아준다.


6단계: 청소기 먼지 제거 및 점검

청소기 먼지를 제거하고 난 후, 비품실을 확인 후 소등하고 나온다.

전체를 다시 한 바퀴 돌며 확인한다.

이렇게 정돈된 공간을 마지막으로 바라보는 이 시간이 내 하루의 시작을 기분 좋게 만들어준다.

이제 이 공간 역시 새로운 하루가 시작하며 학생들을 맞이할 마음의 준비를 하게 될 것이다.

공간이 깊게 숨을 고르는 듯한 고요함이 느껴진다.


틈이 없는 듯 하지만, 또 틈을 만들 수 있는 것이 시간인 것 같다.

이제는 청소 시간도 1시간을 초과했던 내가 50분으로 조금 더 단축되었고,

과정은 자연스럽게 6단계로 정리되었다.


단순히 손에 익은 일이 아니라,

시간 안에 조율하며 움직이는 감각, 그리고 공간과 나를 함께 정돈하는 리듬이 생긴 것이다.

이 작은 루틴은 그저 스터디카페의 청소를 넘어서 내 하루의 첫 단추를 바로 끼우는 연습이 되고 있고,

흐트러졌던 내 생활에 질서와 균형을 회복시켜 주는 느낌이다.


무엇보다도,

매일 누군가를 조용히 배려하며 시작하는 하루는 내 마음을 조금 더 단단하고, 조금 더 따뜻하게 만들어 주고 있다. 이 시간은 단순한 아르바이트가 아니다. 이 시간은 나를 다시 세우는 작은 의식이고, 하루를 정리하며 나를 정돈해 나가는 시간이다. 또한 청소를 하면서 나는 귀로 듣는 책의 문장에 집중하면서, 정신과 육체가 분리된 느낌이고, 분리된 정신과 육체는 각자가 자기 일에 집중하게 된다. 그 안에서 매 순간 복잡하게 생각하게 되는 나의 습관이 가지치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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