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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운좋은사업가 Feb 22. 2020

D-21일, 소중한 너의 이름은?

‘우리 딸이 어떤 사람으로 인생을 살았으면 좋겠어?’

부모가 되는 우리의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는 아이의 이름인 것 같다. 누군가 평생 불리고, 가지고 살아가야 할 이름... 남에게 흔하게 부르고 생각 없이 폰에 저장해왔던 그 이름이, 부모에게는 10달 동안 고심하여 아이의 미래를 생각하며 만든 이름이었을 것이다.
 
 
 ‘우리 딸이 어떤 사람으로 인생을 살았으면 좋겠어?’
 
 남편의 말에 얼굴도 마주하지 않은 내 딸의 인생을 그려봤다. 생각보다 내가 딸에게 바라는 방향은 심플했다. 나는 인생에 이슈가 많아 이것저것 스스로 헤쳐나가야 하는 30년을 살았으니, 내 딸은 부드럽고 유한 성품과 순리적으로 잘 풀리는 인생을 살았으면 좋겠다. 성급한 나 말고 온화한 남편의 성품을 닮았으면 좋겠다.
 
 순간 뭉클해졌다. 남편과 내가 만나서 풋풋했던 연애 시절이 있었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가져서 곧 태어날 생명에 이름을 짓는다는 게, 그 아이가 자라서 우리와 비슷한 인생을 살아갈 것이라는 게... 더 이상 환경오염이나 국제사회 문제는 남일이 아니었다. 우리 아이가 살아가야 할 환경이고 미래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우리 아이 이름 어때요?
 
 우리는 내부 상의를 거쳐 양가 부모님께 이름 후보 3개를 보여 드렸다. 의견이 일치하지는 않았지만, 부모님들의 바람을 알 것 같았다.
 
 
 우리는 모두 소중한 사람들
 
 사회에 나가면 정말 다양한 사람이 있다. 저 사람은 어느 별에서 온 건가 싶은 사람들도 어느 부모가 10달 동안 기다려온 소중한 자식이었을 때가 있었을 거다. 아이의 엇나가는 모습을 보며 가슴이 아팠을 거고, 아이가 아팠을 때 함께 아파했을 것이다. 아이가 걸음마를 뗄 때 아무 바라는 것 없이 아이를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봤을 것이다. 그러다 사는게 여유가 없어지고, 아이에게 점점 무엇을 바라게 될 때 관계는 변하게 되었을 것이다. 탓하고 미워하고... 사랑받지 못한 아이는 좌절하고 실망하면서 다른 사람으로 성장했을 것이다.
 
 



조건 없는 사랑


 조건 없이 사랑한다는 것, 해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다. 다만 분명한 건 어렵다는 것이다. 아이가 성인이 될 20년 동안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부모와 자식이라는 이유로 사랑하고 감싸주는 건 쉽지 않을 것 같다. 지금 뱃속에 온전히 의지하고 있는 나의 아이, 지금의 감정을 기억하고 기록하며 조건 없는 사랑을 시작하려고 한다.
 
  존재  자체로 소중하고 사랑받는 사람이야
 엄마, 아빠는 지금 너의 이름을 짓고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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