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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운좋은사업가 Feb 29. 2020

태동으로 아이의 노는 모습 상상하기

‘아이고, 아가야 오늘은 기분이 좋아?’

엄마가 즐거우면, 아이도 신난다


D-13일, 막 달째라 그런지 아이의 태동을 명확하게 느낄 수 있다. 내가 편안함을 느끼거나 감동하거나 행복해하는 순간에 아이는 편안하게 움직이는 것 같다. 태동에는 나만 느낄  있는 미세한 변화들이 있다. 




처음에 심장 맥박처럼 일정하게 뛰길래 무지한 엄마는 아이의 심장소리 인줄 알았다. 근데 이건 딸꾹질이었다. 비트가 있는 신나는 음악이나 높은 피아노, 바이올린 음을 들려주면 잔잔하게 움직이다가 갑자기 격하게 움직이는 순간들이 있다. 아이가 반응하는 음들이 있다. 물속에서 헤엄치듯이 천천히 꼼지락 대는 움직임들이 있다. 이런 것들을 편한 상태의 태동인 것 같다. 편안한 상태들의 태동은 주로 내가 침대에 눕는 시간인 12시에 자주 느끼는데, 아마 하루를 마무리하고 마음을 놓는 시간이라 아이도 편하게 움직이나 보다.


어떤 엄마들은 아이가 아플 정도로 발로 찬다는데, 딸 아이라 그런지 그렇게 통증을 느끼는 움직임은 없다. 단지, ‘엄마 나 곧 움직 일거야’ 같은 신호를 살금살금 보내다가 빠르게 움직인 적은 있다. 이럴때 나는 ‘우리 애가 차분한 성격인가?’ 조심스럽게 상상해본다.




아이고, 아가야 오늘은 기분이 좋아?’
- 발가락 움직이기


태담을 자주 하지는 않지만, 아이가 안에서 움직이면 나도 모르게 탄성처럼 흘러나온다. ‘오늘은 기분이 많이 좋구나?’. 초음파로 보면 아이는 항상 머리가 아래로 향하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배의 움직임으로 신체 부위 중 어디를 꼼지락 거리는지 상상한다. 배 윗부분은 주로 발인데, 여기를 많이 움직인다. 이제는 튀어나왔다 들어갔다 배 모양을 울퉁불퉁하게 만들기도 한다. 제법 힘이 생겼나 보다. 요즘 아이패드로 빨리 그림을 배우고 싶다. 글로 표현할 수 없는 느낌과 아이의 모습들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싶기 때문이다.




뱃속에서 의사 표현하는 아기
- 손가락 꼼지락


아이가 커지니 엄마의 작은 뱃속이 불편한가 보다. 글을 읽으려고 앉은 자세에서 고개를 숙이면 아이의 공간이 작아지는지 배 아랫부분을 꼼지락 거리기 시작한다. 배 아래쪽 부분은 손인 것 같다. 엄마가 공간을 작게 만드니 입으로 갔던 손이 절레절레 꼼지락 거리는 것 같다. 보이지는 않지만 이럴 것이다 상상하는게 재미있다. 신기 하기도 하고 아이와 뱃속에서 이렇게 가깝게 교감하는건 지금 이순간 밖에 없기 때문이다.





아빠에게도 공유해주기



배에서 움직임이 육안으로 보이기도 한다. 배가 울퉁불퉁 해진다. 이런 진귀한 장면을 동영상 촬영을 해서 남편에게 공유 해주기도 하고, 옆에 있으면 손을 배에 대어 느끼게 해준다. 아빠의 목소리는 낮아서 아이가 좋아한다고 하는데, 감성이 풍부한 남편은 말도 걸어주고 미세한 움직임도 잘 느낀다. 가끔 아이의 움직임으로 둘이 감정을 대변해서 대화하기도 하고, 속삭이기도 한다.


그런 남편을 보고 있으면, 참 결혼을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가끔은 디테일한 남편에게 너무 과잉 보호하지 말라며 멋대로 굴지만, 그래도 내 사소한 변화들과 감정선을 세심하게 케어 해주는 자상한 남편이 너무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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